['오미크론 공포' 확산] 정유·여행 등 국내기업 '초비상'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이 전세계적인 확산세를 보이며 국내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상치 못한 델타 변이로 피해를 입었던 기업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이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불안에 떨고 있다.

29일 삼성·LG·SK 등 국내 대기업들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퍼지고 있지는 않은 만큼, 기업들도 아직까지는 방역체계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사내 방역지침은 정부 지침에 따라간다"며 "확산세가 사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특히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인한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국제유가 '철렁'…정유업계 회복세 '주춤'=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피해가 현실화된 곳은 정유업계다. 국제유가가 폭락하며 사업에 실질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로 지난 26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전날 대비 10%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다시 반등하기는 했지만, 연일 고공행진하던 국제유가의 폭락에 국내 기업들의 충격은 크다. 여기에 정유업계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정제마진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달에만 해도 배럴당 8달러에 달했던 정제마진은 이달 넷째주 배럴당 3달러로 떨어졌다. 통상 배럴당 4~5달러의 정제마진을 정유사의 수익분기점으로 본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급작스런 정제마진 하락에 대해 "유가가 내려간 영향도 있으나, 유럽내 코로나 재확산으로 일부 지역에서 이동제한 조치가 실행되며 수요 둔화 우려가 높아진 것이 더 주요한 요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큰 피해를 봤던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상승, 전방수요 확대 등으로 이제서야 회복세에 접어든 참이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하락으로 수익성이 낮아지고, 유가 하락으로 재고평가 손실을 떠안을 위기"라며 "지난해 코로나19로 최악의 상황을 겪었던만큼,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악몽이 재현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입국금지 늘어날까…여행·항공업계도 초조=위드 코로나 정책과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확대로 수요 회복을 기대해온 여행·항공업계에도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오미크론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며 되살아나는 듯했던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쪼그라들 기미다. 우리나라도 아프리카 8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에 대한 입국금지 조처를 했고, 각국 정부도 방역과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또 변이 공포가 커질 경우 해외여행 심리 위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련업계에서는 사전예약된 항공권과 여행상품이 대거 취소될까 불안해하는 상황이다. 실제 오미크론으로 인해 여행사 차원에서 해외여행 일정을 취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도 '촉각'=국내 자동차업계도 불안에 떨고 있다. 올 하반기 말레이시아 지역의 델타 변이 확산으로 반도체 수급난을 겪고 있는 만큼, 오미크론이 동남아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말레이시아 지역의 경우 마이크로 컨트롤 유닛(MCU)을 차량용인 ECU로 가공하는 후공정 처리 시설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반도체 부족으로 잇따라 감산을 결정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현대차가 연간 목표 생산량을 416만대에서 400만대로 축소했고, 기아는 290만대 수준을 유지했지만 목표에는 다소 미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완성차의 생산 차질은 부품업계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수급난을 겪으면서 연간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등의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김위수·장우진·김아름·전혜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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