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확인, 그 날] 청주국제공항, 코로나19에 '휘청'..재개 '날개짓'

민수아 2021. 11. 29. 19:4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청주] [앵커]

코로나19 영향으로 충북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 가운데 청주국제공항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지난해부터 국제노선이 끊기면서 이용객이 급격히 줄면서 국제공항의 위상도 낮아진 상황인데요.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코로나와 함께 이용객이 점차 늘고 국제선 취항 가능성도 가시화되면서 청주국제공항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개항 이후 유독 위기가 많았던 청주국제공항의 어제와 오늘.

사실확인 그날, 민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굳게 닫혀버린 청주국제공항 국제선 게이트.

항공사 발권 데스크도 문을 닫은 지 2년이 다 되어갑니다.

이른바, '우한 폐렴'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중국 현지에서는 주민들의 발이 묶이기도 했습니다.

[추호성/충남 아산시 음봉면/지난해 1월 : "이번에 무서운 병이 나오니까 집 안에만 있고. (마을에서) 흙을 쌓아놔서 차가 못 들어오게 막아놓고."]

코로나19 직전, 청주국제공항은 중국과 일본, 대만, 미국령 괌까지 14개의 국제선 정기 노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말 하늘길은 모두 끊겼습니다.

국제선 운항 중단에 이용객도 줄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 2월 이용객이 급감했고, 4월에는 7만 명대, 1년 전의 30%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청주국제공항의 위기,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997년 4월 문을 연 청주공항.

그 해 말 IMF 경제위기가 닥쳤습니다.

장밋빛 출발이 무색하게도 하늘길은 잇달아 폐쇄됐고 청주공항은 초미니 공항으로 전락했습니다.

개항 첫 해 37만 여명이던 이용객은 다음해 29만 여명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국내 최초의 저비용 항공사 한성항공은 지난 2005년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취항했습니다.

하지만 1년도 안돼 항공기 안전점검 등을 이유로 운항이 중단됐습니다.

여기에 경영권 분쟁과 교체 부품 결제 지연까지.

결국 한성항공은 날개를 펴지 못했습니다.

[한우봉/한성항공 대표이사/2005년 :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상황이 불안한 부분들이 있어서 항공기 안전 운항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용객이 좀처럼 늘지 않고 적자 운영에 허덕이던 청주공항.

지난 2009년, 공항 선진화를 명분으로 민영화가 추진됩니다.

하지만 공항 매각은 사업 대상자를 찾지 못해 2012년까지 수차례 무산됐고, 이후 국토교통부의 용역 결과 운영권 매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잇따른 매각 불발에 공항 활주로 확충 등 시설 개선은 미뤄졌고, 사회 갈등만 부추겼습니다.

개항 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5억 원 규모의 흑자를 기록한 청주공항.

이듬해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한국 여행 금지령이 발령됩니다.

[허지숙/청주공항 면세점 점장/2017년 : "임대료가 한 달에 여러가지 시설 사용료까지 하면 거의 1억 5천만원 가까이 내야 되는데, 지금 월 매출이 1억 5천만 원 못 넘길 때가 허다한데, 어떻게 임대료를 내겠어요."]

대외 리스크에 이용객 감소가 이어졌고, 청주공항은 국내 5대 공항 자리에서도 밀려났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청주공항은 또다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하지만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에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드러나면서 올해 초부터는 이용객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월 17만 명을 넘겼던 이용객은 5월에는 25만여 명까지 늘었고 지난달에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0월보다도 이용객이 많았습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해외 여행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원대호/경기도 용인시 : "이번에 제주도 여행을 2박 3일로 가긴 하는데 얼른 코로나19 풀려가지고 해외여행도 잘 다니고 싶습니다."]

지방공항의 단계적 국제선 개항 방침에 따라 다음 달에는 국제 항공편 시범 운항도 추진될 예정입니다.

[임보열/충청북도 관광항공과장 : "아직까지는 방역이 중요할테니 확진자 이송이라든지 치료 시설 마련에 대한 업무를 담당할 예정입니다."]

국내 1호 저비용 항공사인 한성항공이 떠난 이후 10년 만에 거점공항의 명맥을 이어가게 된 에어로 K.

현재, 코로나19 영향에 제주 노선만 운항 중에 있습니다.

[김성천/에어로 K 상무 : "저희가 계획서를 냈을 때 처음에 일본 중국 대만 노선을 첫 취항지로 하겠다 계획을 냈었고. 일단 저희가 운항하고 싶은 일본하고 중국은 아직까지는 좀 시기상조일 것 같습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에어로K를 비롯한 다국적 항공사들의 국제선 취항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개항 이후 20여 년, 각종 위기 상황을 버티며 이겨낸 가운데 최근엔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통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훈/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 "패키지 형식이 아니라면 개별적으로 관광지를 찾아가는 접근성이 부족한 형태들이죠. 한 지역에 관광객을 왔을 경우에는 그 지역에 있다가 다시 또 서울로 가는 경향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제6차 공항개발 종합 계획에 중부권 거점 공항으로의 지원이 결정된 청주국제공항.

코로나19 사태를 딛고, 행정수도 관문 공항으로 비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사실확인 그날, 민수아입니다.

촬영기자:박준규

민수아 기자 (msa46@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