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금리 인상 재빨랐다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빠른 수신금리 인상으로 대응했다. 우리금융캐피탈 제공

대출금리 인상 속도에 비해 수신금리 인상에 미온적이던 시중은행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이후 재빠르게 수신 금리를 올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예적금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한다. 이는 지난 25일 있었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승폭(0.25%포인트)보다 큰 수치로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발표 때부터 수신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공지를 홈페이지 및 보도자료를 통해 적극 알리고 나섰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국민수퍼정기예금 등 정기예금 및 시장성예금 17종 및 KB두근두근여행적금 등 적립식예금 26종의 금리를 인상했다. 비대면 전용상품인 KB반려행복적금의 경우 3년만기 기준 최고금리가 연 3.10%로 변경되며, KB더블모아 예금은 1년 기준 최고 연 1.80%로 바뀐다. 소상공인 관련 우대 상품인 KB가맹점우대적금 및 사업자우대적금의 금리도 최고 0.40%포인트 인상한다.

이에 따라 3년 만기 KB가맹점우대적금의 경우 최고금리가 종전 연 2.10%에서 연 2.50%로, 사업자우대적금은 종전 연 2.45%에서 연 2.85%로 상승한다. ESG 특화 상품인 KB Green Wave 1.5℃ 정기예금의 금리도 0.30%포인트 인상해 1년 기준 최고 연 1.7%로 적용된다.

신한은행도 정기예금 및 적립식 예금 36종 금리를 인상했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신한은행 대표 주력상품인 '안녕, 반가워' 적금은 1년 만기 최고 연 4.2%로, 신한 '알·쏠 적금'은 1년 만기 최고 연 2.6%로 올라간다. 또 1년 만기 디딤씨앗적립예금은 금리가 0.4%포인트 인상돼 연 2.05%로, 3년 만기 미래설계크레바스 연금예금은 0.3%포인트 인상된 연 1.85%로 금리가 적용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8월과 같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신금리 인상"이라며 "12월초 연 1.8% 금리의 ESG관련 정기예금(1년제) 신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6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예적금금리를 올렸다. 우리은행은 19개 정기예금과 28개 정금 상품에 대해 0.2~0.4%포인트, 입출식 상품은 0.1~0.15%포인트 각각 금리를 올린다. 하나은행도 '주거래하나 월복리적금'을 비롯한 적립식예금 5종 금리를 0.25~0.4%포인트 인상한다.

은행들이 이같이 발빠른 수신금리 인상에 나선 이유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율이 빠르게 늘면서 은행들이 예대마진으로 역대 최고실적을 낸 점, 대출 금리 인상으로 예대금리차가 커진 점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 때에는 일주일 정도 후에 수신금리 인상 관련 논의가 나왔는데 이번엔 기준금리가 인상되자마자 급하게 수신금리 인상이 결정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10월 말 잔액 기준 총수신금리는 연 0.73%로 전월대비 0.04%포인트 상승, 총대출금리는 연 2.89%로 전월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예대금리차는 2.16%포인트로 전월 대비 0.02% 확대됐다. 예대금리차는 올해 8월 2.12%포인트, 9월 2.14%포인트로 매달 느는 추세다.문혜현기자 mo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