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금리 논란에 속도조절 나선 은행권

황두현 2021. 11. 2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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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과도하게 금리를 올려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아온 은행들이 지난달 금리 인상폭을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기준금리는 올랐지만 은행 자체적으로 조정하는 가산·가감금리 변동은 미미했다.

지난달 은행들이 실제 취급한 대출의 기준·가산·가감조정금리 산출 내역을 보면 은행들은 이같은 '금리비판'을 상당부분 의식한 양상이다.

은행들의 기준·가감조정금리 변동폭은 앞선 전달 취급대출분과 달라진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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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10월 금리 인상폭 억제
주담대 금리 0.18~0.39%P 올라
신용 대출은 은행별로 편차 커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영업점 앞 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은행연합회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과도하게 금리를 올려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아온 은행들이 지난달 금리 인상폭을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기준금리는 올랐지만 은행 자체적으로 조정하는 가산·가감금리 변동은 미미했다.

2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10월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평균금리는 3.05~3.76%로 9월 취급분(2.87~3.37%)보다 0.18~0.39%포인트 상승했다. 직전달 인상폭(0.05~0.29%포인트)과 비교하면 인상속도가 빨라진 셈이다.

신용대출 금리 상승 속도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들 은행의 10월 취급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60~4.19%로 전달 취급분(3.21~3.55%)보다 0.09~0.98%포인트 올랐다. 직전달에는 상승분(-0.41~0.44%)보다 상단 기준 인상폭이 두배 가까이 뛰었다.

그간 은행들의 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 압박 속에 금리를 올려 대출속도를 조절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제한된 한도 내에서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은행들이 쓸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금리인상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을 향한 비판이 계속되자 금융당국은 지난 18일 이례적으로 "대출금리 상승은 시장논리에 따른 것이며 은행들의 인상 영향은 제한적이다"는 설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지난달 은행들이 실제 취급한 대출의 기준·가산·가감조정금리 산출 내역을 보면 은행들은 이같은 '금리비판'을 상당부분 의식한 양상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 상승은 불가피했지 가산·가감조정금리는 되레 줄거나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5대 은행의 지난달 주담대 금리인상분 중 기준금리 인상폭은 0.11~0.38%포인트 수준이다. 이에 비해 가산금리는 2개 은행(하나·농협)에서 되레 내렸고, 나머지 은행의 인상폭도 0.01~0.07%포인트에 그쳤다. 은행 본부장이나 지점장 전결로 금리를 책정하는 가감조정금리는 5개 은행 모두 인상분이 없거나 최대 -0.14%포인트 하락했다.

신용대출은 은행별로 편차가 컸다. 하나은행(기준 -0.04%포인트, 가산 0.95%포인트)과 농협은행(-0.15%포인트, -0.12%포인트) 2곳만 가산·가감조정금리를 동시에 내렸다. 국민·신한·우리은행은 가감조정금리는 -0.22~-0.04%포인트 인하했지만, 가산금리는 되레 0.06~0.16%포인트 올렸다.

은행들의 기준·가감조정금리 변동폭은 앞선 전달 취급대출분과 달라진 양상이다. 지난 9월 신용대출의 가산금리를 내린 은행은 전무했고, 가감조정금리 역시 NH농협은행(-0.13%p)과 우리은행(-0.02%p)에 그쳤다. 게다가 당시는 대출 기준금리가 0.05~0.19%포인트 오르는데 그친 바 있다.

최근 국민은행이 전세대출을 재개하고, 하나·농협은행이 주담대·신용대출을 재개하기로 결정하면서 가산금리 인상세는 당분간 주춤할 전망이다. 제한된 취급 한도 내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가산금리 인상이 불가피했지만 대출 총량이 늘면 적은 금리로도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다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대출금리는 여전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초에도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대출금리 상승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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