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대사관 "중국 요소 수출중단 뒤늦게 인지, 국민께 죄송"

[경향신문]

중국에서 수출 전 검사를 통과해 한국으로 보내질 차량용 요소 3000t이 산둥(山東)성 룽커우(龍口)항에 쌓여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제공

주중 한국대사관이 국내 요소수 부족 사태로 이어진 중국의 요소 수출 전 검사 제도가 사실상 수출 중단을 의미한다는 것을 제때 파악하지 못해 대응이 늦어진 점을 인정했다.

주중 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29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지난달 15일부터 요소를 비롯한 29개 비료 품목에 대해 수출 전 검사를 거치도록 한 것을 지난달 21일 기업 제보로 인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에는 수출 전 검사 조치 도입을 수출 절차가 14일간 지연되는 것으로 이해했을 뿐 사실상 수출 중단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판단하지 못했다는 게 대사관 측 설명이다.

이후 기업들이 중국 당국에 수출 전 검사 신청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을 파악하고서야 해당 조치가 잠정적인 수출 중단을 의미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대사관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 간담회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려 노력했는데 요소와 관련한 문제를 사전에 인지할 수 없었던 것이 안타깝다”며 “문제 파악 즉시 중국 관계부처와 소통하며 해결 노력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불편을 끼친 만큼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품목을 다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안 갖춰져 있어 사전에 감지해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 많은 만큼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해 보이며, 정부도 이번 건을 계기로 시스템을 갖추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주중 대사관은 또 요소수 사태 이후 현재 마그네슘과 망간 등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20여개 품목에 대해서 매일 시장 상황 관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편 대사관은 이날 중국에서 수출 전 검사를 통과한 요소 3000t이 수송 선박에 적재돼 한국으로 보내졌다고 밝혔다. 이날 요소 3000t을 싣고 산둥(山東)성 룽커우(龍口)항을 출발한 선박은 다음달 1일 울산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적된 요소는 차량용 요소수 생산에 쓰이는 것으로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수출 전 검사 시행 전에 계약한 1만8700t의 물량 가운데 일부다. 앞서 먼저 검사를 통과한 요소 300t이 지난 23일 울산항에 도착했다.

주중 대사관은 “중국 관련 부처와 요소 수입에 관한 지속적인 소통을 하고 있고, 중국 정부는 기계약된 요소 물량 1만8700t에 대한 수출 절차가 진행될 것임을 확인했다”며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해서도 중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