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네 번째 도전.."대통령병? 비난·조롱 다 받겠다"

조익신 기자 2021. 11. 2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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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가 오늘(29일) 대선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4번째 대선 도전인데요. 손 전 대표는 "대통령병에 걸렸냐는 비난과 조롱은 다 받겠다"고 했습니다. 관련내용을 톡 쏘는 정치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양당제 기득권 체제' 극복을 기치로, 다당제 연정론을 꺼내들었죠?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오늘 구체적인 3가지 정치전략을 밝혔습니다. 녹색통합과 진보연대, 그리고 중도공조입니다. 녹색통합과 진보연대. 사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죠. 역시 관심은 '중도공조'인데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연대 가능성을 내비쳤죠? 이르면 이번주에 두 사람이 만나 공조 방향을 논의한다고 합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 저는 이번 대선을 새로운 정치체제를 여는 선거로 만들 것입니다. '누구도 찍지 못하겠다.' 기득권 양당이 대변하지 않고 내팽개친 절대다수 시민들의 조용한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필요한 일이라면 종횡무진 대화하고 협력하고 또 전진해 나갈 것입니다.]

심 후보의 종횡무진 협력, 당장 국민의힘에선 '국공합작'이란 비판도 나왔었죠. 정의당과 국민의당, 가치와 정책적 차이가 크다면서 말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25일) : 뭐 이거야 거의 국공합작이죠. 이게 무슨 어차피 깨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제가 봤을 때는 전혀 이념적으로 맞지도 않는 분들이고…]

심 후보도 차이를 부정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이를 인정하고 정치개혁이란 공통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게 시대적 책임이다,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양당체제의 대안, 시민의 열망이란 겁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 열 가지 중에 다섯 가지가 같고 다섯 가지가 다르다고 할 때, 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 같은 다섯 가지를 중심으로 협력하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고, 민주주의의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양당체제의 대안을 요구하는 시민의 열망을 모아, 12월 말까지 제3지대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이른바 '안심연대'. 일단 애드벌룬에 바람을 불어넣기 시작한 건데요. 하지만, 어디까지 띄울지는 지켜봐야겠죠? 일단, 두 후보 모두 '공조'에만 방점을 찍었을 뿐 '단일화'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제3지대의 파이부터 키워놓고 보겠다는 심산인 듯한데요. 기껏 키운 파이, 쉽게 양보하긴 어렵겠죠? '안심연대'에 플러스 알파,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도 연대의 대상으로 꼽힙니다. 김 후보도 일단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는데요. 다만, 셈법은 조금 다른 듯합니다. 세 사람 가운데 가장 지지세가 약한 상황이죠. 때문에 당장은 공조보단, 독자생존에 방점을 찍는 모습입니다. 오늘은 '안철수 때리기'에도 나섰는데요. 지난 주말 광주를 찾아 이른바 '전두환 용서론'을 설파한 안 후보를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건방진 대인배 코스프레일 뿐이다" 날을 세운 겁니다. 여기에 뼈있는 한마디도 덧붙였는데요. "5·18 왜곡과 모욕의 주동 정당과 협력해온 안 후보가 가볍게 나설 일은 더더욱 아니다" 쏘아붙였습니다. 한때 국민의힘과 연대했던 안 후보의 과거를 소환한 겁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 4일) : 안철수 대표께서는 시대교체라고 하는 아주 좋은 화두를 들고 나오셨는데. 제3(지대)에 있는 분들 중에서도 스스로가 또 시대교체 대상인 것을 좀 알고 성찰해야 되는 분들도 계시다…]

여기에 또다른 제3지대 후보가 등장하며, 계산이 더 복잡해졌습니다. 최근 "비호감 대선이다", "찍을 사람이 없다" 기존 후보들을 향해 날을 세웠었죠. 결국 답은 본인 밖에 없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바로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입니다.

[손학규/전 바른미래당 대표 : 깜짝 놀라셨죠? 아니 손학규 저 사람이 미쳤나? 대통령병에 걸렸나? 온갖 비난, 야유, 조롱 제가 다 받겠습니다. 국가 비전, 미래 비전은커녕 온갖 인신공격, 마타도어, 포퓰리즘 이런 것만으로 점철되어 있는 대통령 선거. 정말로 이렇게 분열되고 극심한 갈등 속에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위기, 도전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오직 정권 쟁취만을 위한 대통령 선거. 이것을 제가 참고 볼 수가 없어서 나왔습니다.]

손 전 대표, 벌써 4번째 대선 도전인데요. 안타깝게도 지금껏 단 한 번도 본선에 나서 본 적은 없습니다. 앞선 3번의 당내 경선에서 끝내 문턱을 넘지 못했죠. 과연 이번엔 대선 투표용지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요? 일단은 지켜볼 일입니다. 손 전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 개헌을 통한 '87체제 극복'인데요. 오늘 출마 선언에서도 제7 공화국 시대를 열어야 한다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손학규/전 바른미래당 대표 : 개헌으로 87년 체제를 청산하고 7공화국을 열겠습니다. 대통령이 감옥 안 가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불행한 대통령이 없는 국가를 만들겠습니다. 양당제 국회를 다당제 국회로 바꿔 싸우지 않는 국회를 만들겠습니다. 한마디로,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의회 중심의 연합정치라는 새로운 길을 열겠습니다.]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고, 진영 정치를 거둬야 한다는 겁니다. 진영 정치 타파 그래서 전두환 씨 장례식에도 모습을 드러냈나 봅니다.

[손학규/전 바른미래당 대표 (지난 25일) : 노무현 대통령은 (전두환 씨를) 2번씩이나 청와대에 초청을 해서 식사 대접을 하면서 국정에 대한 조언을 구했고요. 5.18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아서가 아니라 국민 통합 차원에서 대통령으로서 전 대통령을 초청을 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손 전 대표의 갑작스러운 등장, 정치권의 평가는 뜨뜻미지근합니다.

[신성범/전 새누리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손학규라는 분이 아직도 계셨구나. 맞아 내가 놓치고 있었네 하는 생각이 들고. 47년생이시거든요. 물리적인 나이라는 게 아주 중요하지 않다고는 말씀드릴 수 있는데, 일흔넷이잖아요. 무언가 마지막인데 뭘 노리고 나왔을까.]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글쎄요. 국민들이 적합하다고 볼지 잘 모르겠습니다.]

손 전 대표의 출마 선언 자체보다, 혹시나 나라에 큰 일이 생기는 게 아니냐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최택용/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우리 손학규 전 대표님은 아주 중요한 징크스가 있죠. 우리 손학규 대표님께서 중요한 기자회견을 할 때마다 나라에 큰일이 생겼어요. 오늘도 그런 일이 생길지 우리가 국민들이 같이 볼 만하고요.]

다행히 오늘은 조용하게 넘어간 듯싶습니다. 손 전 대표가 '제7 공화국'으로 승부수를 띄웠다면, 독창적인 공약으로 일가를 이룬 분도 있습니다. 바로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입니다. 허 후보, 본인 공약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데요.

[허경영/국가혁명당 대선후보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27일) : 나는 여야 후보에게서 공약을 본 적이 없습니다. (본 적이 없어요?) 내 공약을 보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따라온다?) 네, 그런데 그게 표절해서 될 일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허경영을 표절한다? 자, 인간 허경영…) 그거는 길거리 가서 물어봐도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해요.]

이번 대선에서도 파격 공약을 내놨습니다. 신혼부부 3억원 지원, 전국민 코로나 긴급자금 1억원, 여기에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대표 공약이죠? 기본소득도 주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이 후보와는 단위 자체가 다릅니다.

[허경영/국가혁명당 대선후보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27일) : 자기 어머니, 아버지가 모든 걸 바쳐서 자기를 키워줬는데 어머니한테 기본 생활비를 8만원 줘놓고 나 기본 생활비 줬습니다. 이런 불효 자식이 어디에 있습니까?]

국회의원들을 정신교육대에 보내겠다, 수능을 폐지하고 한 과목만 보게하겠다, 중범죄자들을 몽고로 보내 사막 초지화 작업을 시키겠다 이색 공약이 줄줄이 사탕인데요. 과연 국민들의 평가는 어떨까요? 공약으로 본 후보 호감도 허 후보가 7%를 차지하며, 당당히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사실,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선 허 후보 이름이 빠진 상태인데요. 허 후보, 나라를 구할 태양을 넣어주지 않는다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죠.

[허경영/국가혁명당 대선후보 (지난 2일 / 화면출처: 유튜브 '허경영강연') : 나라를 구할 본 태양은 여론조사 넣어주나? 안 넣어주지요? 그럼 여러분들이 어떻게 해야 되겠어? 몸부림 치고 있죠?]

[현근택/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제3의 후보들이 지금 이제 안철수, 심상정 후보만 있는데 허경영 후보 득표율도 굉장히 관심이다. 제가 보기에 여론조사에 넣어야 됩니다. 이제.]

허 후보를 여론조사에 넣어야 한다는 이재명 후보 측 주장, 안 후보와 심 후보를 허 후보와 동급으로 만들고 싶은 게, 본심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허 후보, 이색 공약 뿐 아니라 무술 고수로도 유명세를 탔는데요. 과거 다정회와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까지 했었습니다.

[허경영/국가혁명당 대선후보 (2016년 12월 7일) : (축지법과 공중부양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시는데?) 나는 항상 길을 가면 그런 걸 해요. 걸어 다니면. 그 대신에 내가 축지법을 잘 안 쓰는 이유는 나도 좀 운동을 해야 되잖아. 그리고 공중부양 자세는 보여주지만 일단 취임식 때 보여줄 거니까. 내가 대통령 취임식 때 광화문에서 내가 하늘에서 내려오죠.]

공중부양과 축지법, 허 후보가 직접 그 비밀을 밝혔습니다. 오늘은 '천기누설'로 '톡쏘는 정치' 마무리하겠습니다.

[허경영/국가혁명당 대선후보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27일) : 결가부좌, 공중부양 같은 걸 하거든요. 그런 걸 하면서 내 건강이 하나의 그런 걸로 아주 단결되어 있어요. (더 건강하자고 소통하자고 하는 거지.) 그렇죠. 애들한테 야, 공중부양 하는 거 좀 배워라. 뭐 이런 거 재미있잖아요. (축지법 쓰고 그런 건 아니죠?) 축지법 아니, 걸어다녀라, 좀. 차 타고 다니지 마라. 나처럼 좀 말이야. 많이 걸어 다니면 축지법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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