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 돌입 4주.. 17개 위험지표 모두 '빨간불'

이진경 2021. 11. 29. 18: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 70.6%로 1.5배 ↑
수도권 의료역량대비비율 90% 육박
"예측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일상 위협"

소규모 접촉·학생 감염 증가 등 영향
방역의식 해이·수칙 미준수도 문제
당국 "확진자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
29일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구급차에서 내려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후 4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5배 증가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단계적 일상회복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방역 당국은 위험요인으로 소규모 감염접촉 증가, 60대 이상 고령층 위중증과 18세 이하 학생 확진자 증가 등을 꼽았다.

◆일상회복 후 중환자 1.6배, 사망자 2배 증가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월 4주(21∼27일) 코로나19 주간 위험도 평가를 위한 17개 지표 모두 경고음을 내고 있다.

주간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0.6%로 집계됐다. 11월 1주(10월31일~11월6일) 46.6%에서 11월 2주 56.0%, 11월 3주 62.6%로 매주 6~9%포인트씩 상승했다.

전체 확진자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는 의료대응역량 대비 발생 비율은 11월 1주 42.7%에서 3주 만에 70.0%로 높아졌다.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가동률(67.2%)과 생활치료센터 가동률(59.9%)도 같은 기간 각각 13.4%포인트, 14.3%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 병상 상황은 더 나쁘다.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3.4%, 의료대응역량 대비 비율은 89.5%로 위험 수위다.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환자 병상은 서울과 경기 각 42개, 인천 12개 총 96개뿐이다.
주간 신규 위중증환자 수, 일평균 확진자 수 등이 모두 악화한 탓이다. 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133명에서 3502명으로, 64.2% 증가율을 보였다. 주간 신규 위중증환자 수는 11월 1주 263명에서 11월 4주 477명으로 1.8배, 일평균 재원 위중증환자 수는 365명에서 576명으로 1.6배 늘었다. 사망자는 126명에서 248명으로 2배 증가하며 피해가 커지는 양상이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지난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한 지 4주가 지난 가운데 고용과 소비 등에서 국민 만족도는 높아졌다”며 “하지만 코로나19의 위험은 당초 예측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우리의 일상회복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29일 오후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감염병 전담 병동의 CCTV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광범위 확산…대책은 결국 ‘백신’

방역 당국은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된 상황으로, 식당·카페, 종교시설, 영화관, 시장 등 다양한 경로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11월 감염경로 비중을 보면 확진자 접촉에 의한 감염이 47.5%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집단감염은 18.8%다. 집단감염 비중은 작지만 한 번 발생하면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수시장(460명), 송파구 가락시장(269명) 등 확진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느슨해진 방역의식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4주간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방역수칙 게시, 출입명부 관리 등을 점검해 보니 기본방역수칙 준수가 현장에서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방역 당국은 전했다.

면역력이 취약한 60대 이상 고령층 보호가 시급하다.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은 11월 4주 34.9%를 차지한다. 반면 60대 이상의 추가접종률은 아직 12.2%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60대 이상 미접종자가 여전히 98만명에 달한다. 이들 미접종군의 위중증·사망자 수가 접종군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고령층 미접종자에 외출·모임 자제를 권고했다.
29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 마련된 찾아가는 선별진료소에서 시장 종사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있다. 뉴스1
전면등교 일주일 만에 10대 이하 학생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11월 4주 645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신 접종률이 낮고, 활동성이 높은 13∼17세 연령군에서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예방접종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12∼17세 접종완료율은 20% 수준이다.

방역 당국은 미접종자의 접종 독려를 위해 이날 오후 8시부터 사전예약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미접종자들은 사전예약 없이 의료기관의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리거나, 잔여백신 당일예약으로 접종할 수 있었으나 보다 계획적으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사전예약을 재개한 것이다.

아울러 60세 이상 고령층의 추가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다음달 1일부터 위탁의료기관의 접종 요일제 운영은 한시적으로 해제된다. 접종일은 예약일 기준으로 2일 후부터 선택할 수 있다.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된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문이 닫혀 있다. 연합뉴스
방역 당국은 “확진자 증가의 선행지표인 검사양성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확진자는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다중이용시설 방역관리를 강화하고,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과 고령층 추가접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