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2016년으로 되돌아가야 우리 소득 수준에 맞아" 맘카페 일침

박상길 2021. 11. 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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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부동산 매물정보가 붙어 있는 공인중개업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집값, 2016년 가격으로 가는 게 그나마 우리나라 소득 수준에 맞겠네요"

집값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맘카페 게시글이다. 작성자는 "그때도 미친 집값이라 했지만 2016년 가격이 그나마 우리나라 소득 수준에 맞는 것 같다"라며 "무주택자들도 돈 모아서 집 살 희망이 있었고 유주택자들도 세금이 많이 부담스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과 서울 가격도 지금처럼 차이가 나지도 않았고 그때 가격으로 가야 젊은이들도 희망을 가지고 본업에 충실합니다. 지금은 소득에 비해 너무 비정상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누리꾼들도 공감했다. 누리꾼 A씨는 "남편 일 때문에 해외 나가 살다가 귀국해서 집 알아본 게 2016년이었다"라며 "서울 목동이 8억∼9억원선, 마포 한강변 대형평수가 10억∼11억원선, 여의도도 그 정도였다. 지금 적어보니 엄청 저렴해 보인다. 그땐 저것도 비싸게 느껴졌는데"라고 말했다. 누리꾼 B씨는 "그렇게 될 것 같다. 지금 거래가 안 된다"라며 "4년 동안 (가격이) 미친 듯이 올랐 듯, 이제 미친 듯이 내릴 일만 남았다. 가계 부채 좀 봐라. 영끌 빚투 이젠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누리꾼 C씨는 "2016년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지진 않더라도 작년 7월 임대차 3법 이전 가격까지는 보고 있다"라고 했다. 작성자의 글에 반대하는 의견을 올린 D씨는 "IMF 때, 리먼사태 때 집값 떨어져서 행복했나. 그때는 무서워서 돈 들고도 집 못 샀다"라며 "자본주의의 속성을 이해하셔야 잘 살 수 있다. 허망한 꿈을 꾸느니 살아남는 방법을 공부하겠다"라고 말했다.

문 정부 4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배 이상 급등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11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3729만원으로 2017년 5월 6억708만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오른 수치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작년 9월 10억312만원을 기록하며 10억원을 넘어섰고 다시 7개월 만인 올해 4월 11억1123만원으로 11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6개월 만인 올해 10월 1억원이 더 오르며 12억원을 넘겼다. 아파트값 평균 매매가격이 12억원을 넘은 서울은 전체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포함)의 평균 매매 가격이 올해 11월 9억185만원을 기록하며 9억원을 넘어섰다.

서울 집값 급등세에 밀려 내 집 마련 수요가 수도권으로 옮겨가면서 경기도 평균 아파트값은 대출 규제선인 6억원을 넘어섰다. 11월 경기 지역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6억190만원으로 올해 4월 5억1161만원을 기록하며 5억원을 넘은 데 이어 7개월 만에 6억원을 돌파했다.

주택 6억원은 금융권의 대출 규제선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서민 주택담보대출로 분류되는 보금자리론은 6억원 이하의 주택일 경우에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금자리론은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신혼부부 8500만원) 이하 무주택자가 6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약정 만기 최장 40년 동안 2∼3%대의 고정금리로 매달 원리금을 상환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최근 정부가 내년부터 총대출액 2억원을 넘는 대출자에 대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으나 보금자리론을 비롯한 정책서민금융상품은 DSR 산정 시 총대출액 계산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대출 규제를 피해간 시세 6억원 이하의 아파트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아지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 아파트값은 최근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인해 이달 상승률이 1.63%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올해 11월까지의 누적 상승률은 28.53%에 달했다. 이는 지난 한 해 연간 상승률 13.21%의 2배가 넘는 것이자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2006년(28.44%)의 연간치마저 뛰어넘은 수치다.

올해 들어 17개 시·도에서 집값 상승세가 가장 매서운 인천의 아파트값은 올해 1∼11월 누적 상승률이 31.47%로 집계됐다. 198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인천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30%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인천은 올해 9월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4억원을 넘은 데 이어 이달 중위 매매가(4억260만원)마저 4억원을 돌파했다. 중위 매매가는 아파트값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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