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부산시 남구청장, 청년의 고민 듣고 답하다

헬스경향 양정원 기자 2021. 11. 2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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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청년이 묻고 구청장이 답한다] 부산 남구 편

· 불안·우울감 겪는 청년 위한 심리방역 적극 추진
· 청년건강 증진 위한 전국 최상위 체육인프라 갖춰
· 실효성 갖춘 청년정책 발굴, 구정 최우선가치로 삼아
· 4개 대학 보유, 1인 청년가구 많아…청년 절반이 대학생

박재범 부산시 남구청장과 청년들이 정책간담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한자리에 모여 기쁨을 나눴다.

부산 남구는 유엔기념공원, 유엔평화기념관,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어우러져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엔평화문화특구로 지정된 평화의 성지다. 4대 대학, 52개 초·중·고교를 비롯해 부산문화회관, 부산박물관, 부산예술회관이 자리 잡아 부산을 대표하는 교육·문화도시이기도 하다.

이처럼 역동적인 도시인 부산 남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 청년의 역할이 중요한데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세계적인 저성장기조, 자동화·무인화로 인한 일자리감소가 청년실업률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면서 출산율까지 자연스럽게 떨어뜨리고 있다. 게다가 이에 따른 자존감 저하로 일부청년들은 사회와 단절되거나 고립되기까지 한다.

남구는 2020년 7월 청년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청년정책팀을 신설하고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청년의 생각과 고민을 직접 듣고자 청년정책위원회, 청년정책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청년정책 아이디어공모전도 개최했다. 특히 취업난, 대인관계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안, 우울감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심리방역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박재범 남구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조기에 적절한 상담이나 도움을 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되는 청년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심리상담, 지역사회네트워크 연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을 치유하겠다”고 밝혔다.

헬스경향은 23일 부산 용호동에 위치한 부산시중앙신협 도서관에서 박재범 남구청장, 남구에 거주하는 대학생·취업준비생·직장인 등 10명의 청년과 함께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 이승헌 청년(대학생) : 주변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좌절감, 우울감을 겪는 청년들이 상당히 많다. 구에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나.

- 박재범 구청장 : 관내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평소 우울증 등 정신건강문제로 일상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다양한 치료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다. 마음건강 고위험군을 위한 ‘봄·봄’이라는 프로그램은 ‘마음을 들여다봄, 마음을 돌봄’을 줄인 말이다. 부정적 정서 표현, 스트레스 다루기, 나만의 강점을 확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청년들의 정서조절력을 향상시키고 회복탄력성을 증진하는 등 정신건강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밖에도 청년 대상 심리상담, 지역사회네트워크 연계 등 각종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니 언제든 주저하지 말고 문을 두드려 주기 바란다.

- 김지호 청년(대학생) : 청년들의 정신건강 외에 신체건강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나.

- 박재범 구청장 : 남구의 스포츠분야 인프라는 전국에서도 최상위권 수준이라 자부한다. 현재 남구국민체육센터, 분포문화체육센터, 남구빙상장, 백운포체육공원 등 다양한 체육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이를 통해 많은 청년들이 필라테스, 발레, 골프, 수영, 배드민턴, 탁구 등 생활체육을 즐기고 있다. 특히 빙상장에는 스피드스케이트, 피겨스케이트, 쇼트트랙 등 다른 지역에서 경험하기 힘든 빙상스포츠도 맘껏 누릴 수 있다. 2023년 상반기에는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 개관도 앞두고 있다.

부산의 대표 걷기코스인 이기대해안산책로를 걷는 오륙도사랑걷기축제도 매년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11월 한 달간 실시한 비대면 플로깅 챌린지(쓰담쓰담)에는 많은 청년이 참여해 환경과 건강을 동시에 챙기기도 했다. 또 백운포체육공원에서는 축구, 야구, 테니스 등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언제든 할 수 있으니 적극적인 이용 바란다.

- 허영민 청년(대학생) : 남구에는 4개 대학이 있고 그만큼 대학생 혼자 사는 1인 가구도 꽤 많다. 이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지원책이 있나.

- 박재범 구청장 : 전체적으로 지역별 인구는 감소하고 있는데 세대수는 증가 추세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1인 가구가 집중돼 있는 남구는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2019년부터 대학이 밀집된 대연동을 중심으로 안전시설물을 설치했다. 현재 남구 전역에 비상벨, 그림자 조명, CCTV 설치를 완료했다. 2020년에는 부산광역시,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힘을 모아 대연1동에 보안등, 방범창, 안심벨 설치를 마쳤고 불결환경개선, 공·폐가 정비 등을 통해 청년주거 집중지역 환경재정비를 추진했다. 특히 청년 가운데서도 주거취약계층인 여성 1인 가구주에게 스마트초인종, 스마트도어락, 창문잠금장치로 구성된 안심홈세트를 지원하기도 했다. 앞으로 1인 가구의 고립과 단절 해소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박재범 남구청장은 “청년들은 지역 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라며 “일자리 지원은 물론, 코로나19로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한 청년들의 마음까지 보듬을 수 있는 정책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조현주 청년(청년창업가) : 얼마 전 수능을 치르러 간 수험생에게 시계를 빌려준 미담이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

- 박재범 구청장 : 이 얘기가 전해지면서 구청장이 된 이후 하루에 가장 많은 전화를 받았다(웃음). 저도 여러분 세대의 아들이 둘 있어 수험생부모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수능 당일 분포고 앞에서 학생들을 응원하고 있는데 한 여학생이 시계를 못 가져오는 바람에 안절부절하면서 울음을 터뜨릴 것 같더라. 마침 내가 아날로그시계를 차고 있어 그 자리에서 빌려준 것이다. 이후 밝은 얼굴로 그 여학생을 다시 만나 시계도 돌려받고 훈훈한 덕담도 건넸다. 어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도리인데 미담으로 소개돼 부끄럽다.

- 이근희 청년(청년창업가) : 경성대·부경대 인근에 ‘평화와 청년문화의 길’이 조성된다고 들었는데 어떤 프로젝트인가.

- 박재범 구청장 : 부산을 대표하는 갈맷길은 해안 등 외곽에 너무 치우쳤다는 평이다. 기존 갈맷길과 도심 내 보행길 주변 유휴공간을 연계해 도보관광지를 조성하는 도심갈맷길사업의 한 구간이다. 경성대·부경대 일원, 유엔평화문화특구, 동명불원까지 이어지는 코스이며 2023년 6월 조성이 목표다. 스마트키오스크 LED보안등, 지능형 CCTV, 스마트미디어월 등 미래기술을 도입해 4차 산업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 특히 대학로 디자인거리, 평화공원·조각공원 스마트파크로드를 조성해 청년들에게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최초 무가선 저상트램 구축, 스마트시티솔루션 확산 등과 연계하면 시너지가 클 것이다. 앞으로 청년유동인구가 많은 경성대·부경대 젊음의 거리와 세계유일의 유엔평화문화특구를 연계해 평화·역사·문화가 어우러진 대표적 도심관광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 류효경 청년(대학생) : 남구에 청년들이 즐기고 또래들과 교류할 수 있는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있나.

- 박재범 구청장 : 남구가 직접 운영하는 청년창조발전소, 대동골문화센터, 문현아트센터를 비롯해 부산문화회관, 부산예술회관, 감만창의문화촌, 부산박물관,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있다. 공연장에서 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통기타, 오카리나, 플루트를 즐기는 악기교실, 노래교실, 무료영화상영 등을 제공하고 있다. 소극장과 메이커 스페이스를 통해서도 문화공연을 만끽할 수 있다. 2022년부터는 청년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할 계획인데 이용편의성, 접근성을 고려해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준비하겠다.

박재범 남구청장이 23일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청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장지원 청년(취업준비생) : 또래친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취업이다. 남구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 박재범 구청장 : 사실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 공공기관을 단기간에 유치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남구는 취업준비생에게 역량강화 및 자기개발교육기회 제공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부경대 드래곤밸리 입주기업 등 약 70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채용인건비를 보조해 청년취업난 해소와 기업자생력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크리에이터 발굴·양성사업, 감성기술자(조향분야) 양성사업도 이러한 차원의 지원책이다.

- 김상훈 청년(취업준비생) : 동기, 선후배 가운데 부산을 떠나는 청년도 상당히 많은데 대책은.

- 박재범 구청장 : 남구는 청년인구의 절반이 대학생이다. 그래서인지 매년 새로운 청년이 유입되기도 하지만 졸업 후엔 다시 유출된다. 청년들이 남구에 계속 남을 수 있도록 2022년부터 전입 3개월이 지난 대학생에게 연 2회, 학기당 10만원씩 남구사랑상품권으로 전입장려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2022년부터 정부·부산시와 연계한 월세지원사업도 추진해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청년과 소통하고 공감 가능한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해 남구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 최은교 청년(청년창업가) : 청년들에게 건강한 창업생태계를 제공하기 위한 계획은.

- 박재범 구청장 : 남구에는 266개의 스타트업이 있다. 부산에서 가장 많은 수치로 2019년에는 대연·용당지구가 창업촉진지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관내 창업기업들의 성장을 위해 투자유치, 판로개척, 자금조달 등 다양한 멘토링과 컨설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대학 내 창업보육센터와 연계해 분야별로 네트워크를 구축, 상생의 발판을 마련하고 청년창업가들에게 성장단계별 맞춤형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 조현주 청년(청년창업가 ) : 수도권에 비하면 지역 내 청년협의체는 다소 침체됐다는 느낌인데 활성화방안은.

- 박재범 구청장 : 평소 청년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면서 실효성 있는 정책 발굴을 구정의 최우선가치로 삼고 있다. 청년을 단순지원대상이 아닌 협업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정책의 당사자성, 전문성을 모두 확보하기 위해 남구는 선제적으로 청년정책위원회, 청년정책네트워크를 구성했다. 남구 발전과 스스로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청년들을 보면서 큰 힘이 나는 한편 마음도 든든하다. 청년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발굴·제안할 수 있는 협의체로 발돋움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 황현정 청년(대학생) : 아무리 좋은 정책도 알려지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다. 청년정책을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나.

- 박재범 구청장 : 그동안 부서별로 나뉘어진 청년정책으로 인해 여러 가지 애로점이 있었는데 지금은 홍보전담팀을 구축했다. 특히 SNS를 통한 홍보에 주력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을 활용한 알림톡메시지, 문자메시지 등을 적극 활용 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QR코드가 부착된 청년정책홍보물도 제작할 계획이다. 청년유동인구가 많은 카페, PC방, 빨래방 등에 홍보물을 비치하는 등 앞으로 몰라서 혜택받지 못하는 청년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헬스경향 양정원 기자 7toy@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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