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포브스 "파월 연준 의장, 이주열 총재에게 한수 배워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칼럼니스트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에게서 ‘한 수’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윌리엄 페섹 포브스 시니어 칼럼니스트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제롬 파월의 연준은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Jerome Powell’s Fed Has Much To Learn From Korea)”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연준은 자신들의 과거의 성공과 실패에서는 잘 배우는 편인데 외국 중앙은행의 교훈은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며 “8월에 이어 최근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한 한은에서 연준은 배울 게 많아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주열 총재가 이끄는 한은은 자산 버블과 인플레이션 추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폴 볼커 시대 연준의 방식을 취했지만 파월은 앨런 그린스펀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며 연준이 말만 하고 있을 때 한국은행은 행동으로 옮겼다고 지적했다.

전형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볼커는 1979년부터 8년 동안 미 연준 의장을 지냈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취임 당시 연 11.2%였던 정책금리를 3개월 만에 14%대로 올렸고, 1981년 다시 21%까지 높였다. 볼커의 뒤를 이어 18년 넘게 연준 의장을 지낸 그린스펀은 재임 기간 정책금리를 과감히 낮춰 볼커와 다른 길을 갔다.

페섹은 칼럼에서 “2017년 초 미 연준 의장이 된 파월은 임기 초반 재닛 옐런을 따라 긴축 기조를 이어갔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월을 해임하겠다고 협박하는 트윗을 날린 후 연준은 금리를 낮췄고 트럼프 정부는 대규모 감세 정책을 펼쳤다”고 설명했다.그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이 닥치자 미국이 쓸 수 있는 통화정책 옵션이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는 것.

페섹은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초완화적 통화정책이 경제의 인센티브 구조를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도한 통화완화정책이 정부가 나서 경제 구조를 개혁하고 보다 포용적 성장을 이끌도록 하는 책임을 덜어가버리는 것은 물론, 기업가 입장에서도 혁신과 비즈니스모델 개편의 절실함을 제거해버린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주열 총재가 이끄는 한국은행에 대해서는 연준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면서 “한국은 미국과 같은 인플레이션 위협이 있지는 않지만 이 총재는 한국 정치권과 경제인들에게 (금리인상을 통해) 마지막 경고를 했다”고 썼다.

한국은행이 직면한 도전도 언급했다. “이 총재의 또 다른 현안은 심각한 가계부채와 금융 불균형”이며 “한국의 규제 당국은 전통적인 거시건전성 정책과 세금으로 가계부채를 해결해보려 했지만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페섹은 이 같은 이유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가계부채 문제에도 경고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