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크다"..SK스퀘어 32% 뛴채 거래 시작
"기업가치 상승" 평가속 7% 하락
시초가 낮은 SKT는 8% 뜀박질
SK텔레콤(017670)과 SK스퀘어(402340)의 주가가 분할 상장 이후 크게 엇갈렸다.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투자 지주회사로 변신한 SK스퀘어는 시초가가 분할 전 가치 대비 32% 껑충 뛴 반면 통신 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SK텔레콤의 경우 높은 배당수익률에도 불구하고 분할 전 시가총액보다 10% 이상 낮은 시초가로 거래를 시작한 것이다. 유망 스타트업을 자회사로 다수 보유한 SK스퀘어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의 선택을 불렀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증권가는 SK텔레콤의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인적 분할 이후 약 한 달간의 주식 매매거래정지 기간을 거쳐 이날 다시 거래가 시작된 SK텔레콤은 시초가 대비 8.43% 상승한 5만 7,900원(시가총액 12조 6,700억 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투자 신설 회사인 SK스퀘어는 시초가보다 7.32% 하락한 7만 6,000원(시총 10조 7,500억 원)에 마감됐다.
장 중 주가 흐름으로 보면 존속 법인인 SK텔레콤 쪽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 같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금융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분할 전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은 약 22조 3,000억 원으로 존속 법인과 신설 법인의 분할 비율인 약 6대 4를 고려할 때 두 회사의 분할 후 적정 시총은 SK텔레콤이 13조 5,400억 원, SK스퀘어가 8조 7,500억 원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날 각각 변경 상장, 재상장된 SK텔레콤과 SK스퀘어의 시초가는 5만 3,400원, 8만 2,000원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볼 때 SK텔레콤이 11조 6,857억 원, SK스퀘어가 11조 6,003억 원으로 SK텔레콤은 분할 전보다 13.6% 낮게, SK스퀘어는 32.5%나 껑충 뛴 채 거래를 시작한 셈이다.
시초가의 향방이 크게 엇갈리자 외국인·기관투자가들은 개장 직후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주가가 과열됐다고 판단한 SK스퀘어는 팔고 저평가됐다고 본 SK텔레콤은 사들인 것이다. 실제 이날 기관투자가들은 SK텔레콤을 380억 원 순매수한 반면 SK스퀘어는 155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가 역시 SK스퀘어를 334억 원어치 팔아치웠다. 증권가에서도 SK텔레콤이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일제히 내놓았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분할 이후 예상 시가총액으로는 SK텔레콤 14조 원, SK스퀘어 10조 원으로 판단하는 시각이 컨센서스로 형성됐다”며 “SK텔레콤이 분기 배당을 실시하고 배당수익률이 6.2%인 점을 볼 때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에게 확실한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지주회사 SK스퀘어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ADT캡스·11번가·원스토어·드림어스컴퍼니·콘텐츠웨이브·티맵모빌리티 등 다양한 ICT 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투자형 지주회사로 향후 자회사들의 상장이 진행될 경우 추가적인 기업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는 비상장·상장 지분 가치를 더해 25조 1,000억 원에 달한다”며 “지주사 할인율이 얼마나 적용되느냐가 관건이지만 성장에 따라 NAV 할인이 50%까지 축소된다면 12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향후 회사가 현금을 확보해나가는 과정에서 현재 기대보다 NAV가 증가할 가능성도 존재하며 반도체·ICT 분야의 투자 확장에 따라 타 지주 종목과 마찬가지로 주가 변곡점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상장 초기 주가는 지수 편입으로 인한 수급과 중장기 기대 요인을 선반영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초기 변동성 높은 구간의 대응이 중요한 종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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