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보편적 시청권'..OTT든 방송사든 중계권 가지면 책임있어 [OTT온에어]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올림픽과 월드컵을 국민 누구나 차별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보편적 시청권' 보장 의무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방송사업자 관계없이 '중계권'을 가진 사업자에 부여해야 한다."
OTT 확산 등 변화한 미디어 시장에 따른 '보편적 시청권'제도 재정비 방안 논의에서 학계와 업계는 OTT에 대한 일률적 의무 부과보다는 중계권을 가진 자가 이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맞다고 한발 나아갔다.
29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상혁)와 미디어미래연구소(소장 김국진)는 서울 송파구 한국광고문화회관에서 '보편적시청권 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보편적 시청권은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체육경기대회 및 주요 행사를 국민 누구나 시청할 수 있는 권리다.
현행 KBS 등 방송사업자가 이를 보장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최근엔 미디어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OTT를 통해서도 올림픽 등 국민관심행사를 시청하고 있다. 이에 온라인, 모바일 등을 통한 보편적 시청권 확대 필요성이 제기돼 왔고, 방통위는 보편적 시청권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진 중이다.
발제자로 나선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 보편적 시청권 정의 재정립 ▲ 국민관심행사 범위 확대 ▲ 순차편성 등 제도 개선 ▲ 금지행위 제도 개선 ▲ 사업자 자율 협의체 구성∙운영 등을 보편적 시청권 제도 개선 방안으로 지목했다.
노 센터장은 "미디어 환경변화를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보편적 시청권범주를 확대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행 방송법상 방송사업자로 수범할 수 없는 OTT 사업자와 에이전시를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해야 하는 주체로 포함할 수 있는 법제도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편의 개념이 '무료'인지 '추가 비용 없이'인지 '합리적'인지 등 무엇이 보편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지 검토해야 한다"며 "국내 유료방송 서비스의 요금 수준, OTT 요금 수준 등을 고려해 보편의 기준을 '무료' '추가 비용 없이' '합리적' 등 어떠한 기준을 보편의 기준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고민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 센터장은 "국내 선수가 출전하는 해외 스포츠 리그를 국민관심행사에 포함하는 방안과 스포츠 이외의 분야로 국민 관심 행사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2022년에 실시할 대국민 인식조사를 통해 국민의 요구를 파악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통위가 개입하는 데 한계가 존재해 순차편성 유도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방통위가 좀 더 효율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제도적 수단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학계 "OTT 포함하되 중계권 가진 자가 의무 부여…특정 선수 중계까지 할 순 없어"
토론에 참석한 학계 전문가들은 '보편적 시청권'은 '추가 비용 없이 국민관심행사를 볼 수 있는 권리'로 정의했다. 아울러 보편적 시청권 보장 의무 부여 대상은 방송사업자가 아닌 '중계권자'로 재정립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송종현 선문대학교 교수는 "보편적 시청권 개념 재정립 필요성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보편성은 무료라기보다는 합리적인 비용을 지불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인식이 돼야 하나, 유료방송 가입률이 굉장히 높은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한다면 '추가 비용 없이' 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법에는 이 제도의 대상이 방송 사업자로 돼 있으나, OTT나 스포츠 에이전시 등 비방송 사업자가 중계권을 획득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며 "이런 가능성까지 포괄하기 위해서는 '방송사업자'라는 개념보다는 '국제 스포츠 기구로부터 중계권을 획득한 자' 즉, 중계권자로 개념들을 정의 바꿔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송 교수는 국내 선수가 출전하는 해외 스포츠 리그를 국민관심행사에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선 "선수에 대한 선호도가 제도에 반영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보편적 시청권 대상 프로그램 범위 확대에 대해선 좀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일단 손흥민, 류현진 같은 선수 개인의 선호도가 제도에 반영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제도를 운용한다고 했을 때 특정 개인에 대한 인기 선호도라고 하는 것들이 이 제도를 변화시키는 그런 근거로서 작동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가령 BTS에 대해서 그렇게 국민들이 관심이 많고 크면은 BTS공연도 보편적 시청 관리 대상이 돼야 하느냐, 이런 식으로 하면은 너무나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패럴림픽 등 비인기 종목의 중계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은 보장돼야 하며, 공영방송에 이의 부담을 더 부여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방통위는 공영방송의 협약제 재허가 대신 협약을 통해서 공영방송의 어떤 사회적 책무들을 점검하는 등으로 제도 변화를 준비하고 있고, 이는 공영방송 책임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제도에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에 패럴림픽 등 비인기 종목과 같은 영역에 대해 KBS이 역할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OTT 이외 또 다른 사업자 등장 고려…보편적 시청권 보장 기여 인정 해야
플랫폼과 OTT 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이광용 네이버 정책전략 책임 리더·이사는 송종현 교수와 마찬가지로 보편적 시청권 보장 대상이 방송사업자가 아닌 '중계권자'로 재정립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편적 시청권 제도 개선을 위한 전제로는 이용자 편익 증진, 미디어 경쟁력 저하 방지, 정부의 올바른 중재자 역할 등이 수반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OTT 사업자를 포섭시키기 위해서 중계권자 아니면 다른 형태의 법 개정을 추진한다면, 분명히 사후에 시장에 나타날 형태의 사업자들을 포섭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지금 만약 중계 방송권자에 대한 개념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사업자의 법적 지위에 불안정 해소하는 차원이라고 하고 그런 이유로 중계권자라고 해석을 한다면, 'IOC라든지 월드컵 조직위와 중계권 계약을 맺은 자' 등 법 적용 대상에 대해서는 동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이사는 인터넷 포털과 OTT사업자들의 국민관심행사 중계 기여분에 대한 반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털, OTT 사업자들도 중계권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일반 가구들이 포털과 OTT를 통해서 올림픽, 월드컵 중계를 볼 때, 저희가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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