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 가는 길도 함께..동화사 대불전에 위패 나란히(종합)
노태우 전 대통령도 49재 열리는 중.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11·12대 대통령을 지낸 고(故) 전두환씨의 삼우제가 29일 오후 대구 팔공총림 동화사 통일대불전에서 열렸다.
부인 이순자씨 등 유족은 삼우제가 열리는 대불전 입장 직전까지 5·18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과 관련해 사과나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삼우제 이후에도 취재진이 5·18과 관련된 입장을 물었으나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수행원 등은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시죠"라는 말로 취재진을 제지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삼우제에는 이씨와 장남 전재국씨, 삼남 전재만씨를 비롯한 유족과 전씨의 지인 등 일부가 참석했다.
전씨의 영정이 대불전에 들어서는 만장 행렬에는 이씨를 비롯한 유족과 전씨 재임시절 '오른팔'이자 '5공화국 2인자'로 불렸던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 배기철 대구 동구청장 등이 눈에 띄었다.
전씨 지지자로 보이는 30여명도 대불전 안팎에 몰렸다.
이날 오후 1시55분쯤 동화사에 모습을 드러낸 부인 이씨와 유족은 별도의 입장 발표나 인터뷰 없이 합장한 채 영정을 뒤따르며 대불전 안으로 입장했다.
이후 삼우제는 취재진 접근이 차단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전씨의 모교인 대구공고 총동문회 회원 100여명은 삼우제 시작 1시간여 전부터 대불전 외부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거를 삼가 애도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김충환 대구공고 총동문회장은 "전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삼우제를 동화사에서 한다는 연락을 며칠 전에 받고 빈소를 찾지 못한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라며 "삼우제를 동화사에서 지내는 것에 대해 동문회가 관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불교신자로 알려진 전씨의 삼우제를 다른 사찰 대신 동화사에서 지낸 것은 동화사의 한 스님과 생전 종교적으로 인연이 있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전씨 유족 측은 삼우제 뿐 아니라 사후 49일째가 되는 49재도 동화사에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90세를 일기로 사망한 전씨와 동화사가 위치한 대구는 인연이 깊다.
그는 경남 합천에서 출생했지만, 대구공고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대구에 살았다.
1980년 계엄군과 공수특전여단의 광주 투입,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원죄'에 대해 본인 입으로 사과도 하지 않고 사망하자 보수색채가 강한 대구에서조차 냉소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대구공고 총동문회 일부 회원들은 전씨에게 살아생전 상당한 예우를 갖췄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로 집권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국군 보안사령관으로 광주시민을 유혈 진압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사형을, 2심에서 무기징역형과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은 뒤 김영삼 문민정부 시절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석방과 동시에 사면됐지만, 광주시민과 5·18 피해자들에게 한마디 사과도 없이 사망, 현재까지도 논란이 일고 있다.
발인이 진행된 지난 27일 부인 이순자씨가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 분께 남편을 대신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했지만, 전씨가 주범으로 꼽히는 5·18 피해자에 대한 언급이 없어 광주 오월단체 등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현재 동화사에서는 지난 10월26일 별세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49재가 이어지고 있다.
전씨의 삼우제가 시작되기 전 대불전에는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이 놓여있었지만 삼우제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동화사 측은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을 제단에서 안 보이게 가렸다.
위패는 가리지 않아 전직 대통령을 지낸 두 사람은 가는 길도 함께 하게 됐다.
육사 동기인 두 사람은 1979년 12·12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뒤 1980년대 대통령 직을 잇따라 수행했다. 다만 전씨는 5·18 피해자에 사과하지 않은 반면, 노 전 대통령의 경우는 아들이 대신 사과한 바 있다.
대구공고 동문회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은 생가가 동화사 인근이라 49재가 치러지고 있으며 전 전 대통령은 동화사와 개인적 인연이 있어 제를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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