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국내 최초 공채 도입·학력제한 폐지..3代 잇는 '인재경영'
◆ 삼성 인사제도 혁신 ◆
삼성의 인사혁신은 국내 기업 인사혁신과 일맥상통한다. 이병철 선대회장은 1957년 국내 최초로 공개채용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지금은 많은 기업이 공채 제도를 폐지하고 있지만 청년에게 공정한 기회와 희망을 줘야 한다는 이재용 부회장 뜻에 따라 이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당시 연고주의 인사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선진적인 인사 시스템도 도입됐다. 학연·지연 없이 오직 실력으로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는 삼성의 전통이 이때 시작됐다.
선대회장 철학을 이어받은 이건희 회장도 다양한 인사제도 혁신을 시도했다. 대표적인 것이 대졸 여성 공채와 지역전문가 제도다. 삼성은 1993년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 공채를 도입했다. 당시만 해도 남녀 차별 관행이 극심했다. 똑같이 입사해도 남성은 핵심 업무, 여성은 서무 등과 같은 보좌 업무를 맡는 것이 관례였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이건희 회장은 1992년 여성 전문직제를 도입했고 1993년 하반기부터는 여성 대졸 공채를 시작했다. 또 여성 임원 선발을 확대하는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인사 혁신을 추진했다. 여기에 학력 제한을 없앤 1995년의 '열린 채용'도 기업에서 큰 화제가 됐다.
1990년 도입된 지역전문가 제도 역시 인재 육성을 위한 삼성의 혁신 가운데 하나다. 이는 입사 3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1~2년 동안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익히도록 지원하는 자율관리형 해외 연수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이 제도를 통해 세계 80여 개국 지역전문가 3500여 명을 양성했다.
이재용 부회장도 선대의 '인재제일' 철학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창의적·도전적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2017년 직급 단순화를 핵심으로 하는 제도 개편을 실시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기존 수직적인 7단계 직급을 직무역량 발전 정도에 따른 4단계 경력개발 방식으로 변경했다. 직원 간 호칭도 '○○님' 또는 '○○프로'로 바꿨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에서도 삼성은 다양한 시도를 했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자율출근제'를 도입했다. 일률적인 출퇴근 시간 적용에서 벗어나 임직원들이 육아 등 개인 사정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달리하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이 부회장의 뉴삼성 선언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과 우리 사회 조직문화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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