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백신 공급망 확대..민간 경협방안 논의

전희윤 기자 2021. 11. 2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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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의 고위 전·현직 관료들과 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머리를 맞대기로 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그만큼 현장에서 느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과 미중 패권 전쟁이 격화하며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민간 차원의 협력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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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민간외교 광폭행보
미중 전략경쟁·印太전략 세션구성
북핵·한미동맹 등 외교안보도 다뤄
崔, 어젠다 설정·참석자 섭외 공들여
[서울경제]

한미일 3국의 고위 전·현직 관료들과 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머리를 맞대기로 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그만큼 현장에서 느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과 미중 패권 전쟁이 격화하며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민간 차원의 협력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제1회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는 민간외교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된 만큼 실질적인 해법이 도출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29일 최종현학술원에 따르면 다음 달 2박 3일간 열리는 제1회 TPD는 총 5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미중 전략 경쟁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미일 협력 △북한핵 문제와 한미 동맹 △첨단 과학기술 혁신이 지정학에 미치는 영향 △반도체·배터리·백신 분야 글로벌 공급망의 미래 등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CEO세미나'에서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와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SK

업계에서는 이중에서도 ‘글로벌 공급망의 미래’와 관련해 특히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미국이 동맹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중국과의 전략 경쟁도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 보복’으로 시작된 양국의 갈등은 최근 기술 경쟁을 넘어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을 통한 패권 전쟁의 흐름으로 치닫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에 반도체 공급망 자료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최종현학술원은 “이번 TPD 구성은 지금까지 미국이 집중해온 유럽 중심의 범대서양 대화 체제에서 탈피해 동북아 지역 지도자들과의 대화로 중심축을 전환할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한국 민간외교가 한반도와 북한 중심에서 벗어나 국가적 위상을 확대하는 계기를 조성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플랫폼에 일본이 주축으로 참여한 부분에 주목했다. 한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과거사 해석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민간외교 측면에서 양국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년 1월 15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되면서 한국이 일본과 처음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다는 점도 이번 포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밖에 TPD에서는 북핵 문제를 중심으로 한미 동맹을 재점검하는 등 안보 이슈도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처음 열리는 TPD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부터 어젠다 선정 과정을 일일이 점검하고 일부 인사에게 직접 연락해 참석 수락을 확보했다. 최종현학술원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위기는 한 국가의 미래는 물론 기업의 운명까지 좌우할 중대 변수를 넘어 상수로 자리 잡았다”며 “각국 여론과 정책 형성에 중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 간 교류와 대화를 촉진해왔다”고 밝혔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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