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년도 북한 달력 입수..김정은 생일 '명절' 지정됐을까?

윤진 2021. 11. 2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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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북한 달력을 KBS가 입수했습니다.

북한의 새 달력을 보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빨간 날', 즉 북한이 어떤 날을 국경일이나 명절로 기념하고 있는지입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절대권력 지위에 올랐는데, 내년에도 생일을 기념일로 지정 안 한 것은 의외"라며 "1월과 2월에 신정이나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등 다른 명절들이 많아서 김정은 생일까지 성대히 치르기엔 현 경제 상황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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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발행한 2022년도 4월 달력


북한이 발행한 2022년도 2월 달력


■ 선대 수령 생일은 '명절'…김정은 생일은?

내년도 북한 달력을 KBS가 입수했습니다. 북한의 새 달력을 보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빨간 날', 즉 북한이 어떤 날을 국경일이나 명절로 기념하고 있는지입니다.

내년 달력에도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은 공휴일로 지정돼 있습니다. 특히, 김 주석의 생일은 일반 공휴일과 다른 글자체를 사용해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북한은 두 선대 수령의 생일에 주민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기도 하는 등 성대한 국가 명절로 지냅니다.

그렇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은 어떨까요? 김 위원장은 올해로 집권 10년을 넘기고, 내년엔 11년차 최고지도자가 됩니다. 올 들어 '김정은주의'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을 '수령'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생일도 언제든 공휴일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발행한 2022년도 1월 달력


김 위원장의 생일은 1월 8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내년 달력에도 1월 8일은 그냥 평범한 날로 표시돼 있습니다. 김 위원장 생일은 아직 국경일 지정이 안 된 것입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절대권력 지위에 올랐는데, 내년에도 생일을 기념일로 지정 안 한 것은 의외"라며 "1월과 2월에 신정이나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등 다른 명절들이 많아서 김정은 생일까지 성대히 치르기엔 현 경제 상황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발행한 올해 11월 달력. 11월 29일에 항공절, 로케트공업절이 병기돼 있다.


■ 오늘은 북한의 첫 '로케트공업절'

2021년도 올해 달력이 공개됐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날은 바로 오늘(29일)이었습니다. 기존 항공절 외에 로케트공업절이란 기념일이 새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시험발사했고,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이 날을 기념해 '로케트공업절'을 신설한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이 날은 김일성 주석이 1945년에 항공대를 창설한 날이어서, 2012년부터 항공절로 제정돼 있었습니다.

첫 로케트공업절인 만큼 북한에서 새 미사일 시험발사 같은 '특이사항'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동신문 같은 북한 매체들은 관련 언급 없이 조용했습니다. 정부도 북한에서 관련된 특이 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발행한 2022년도 11월 달력. 11월 29일에 로케트공업절 표기가 빠져 있다.
북한이 발행한 2022년도 11월 달력. 11월 29일에 로케트공업절 표기가 빠져 있다.


■ 내년 달력에 '로케트공업절' 빠져

내년도 달력에서 특이한 점은 11월 29일에 로케트공업절 표기가 빠졌다는 것입니다. 과거처럼 항공절만 표기돼 있습니다.

북한에서 달력을 발행하는 출판사가 몇 곳 있지만, 기념일은 모두 똑같이 국가가 지정한 내용을 반영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출판사의 단순 실수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북한이 로케트공업절을 일부러 삭제했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이는데, 당연히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립니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이 올해부터 국방공업발전 5개년 계획을 진행 중이어서, 굳이 이 시점에 기념일을 정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윤진 기자 (j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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