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수익 독점·망 무임승차에도 월 구독료 인상한 넷플릭스
◆ 경제신문은 내친구 ◆
Q. 넷플릭스가 구독료 인상을 결정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A. '오징어게임' '지옥' 같은 뛰어난 콘텐츠를 계속 제작하려면 추가적인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넷플릭스 측 입장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예산은 2013년 24억달러(약 2조7000억원)에서 2021년 190억달러(약 21조3000억원)로 크게 증가했는데 이를 보전하기 위한 것입니다. 앞서 넷플릭스는 최근 미국·캐나다·일본·영국에서도 구독료를 인상했습니다. 넷플릭스는 특히 주기적으로 물가와 소득수준 등을 반영해 국가별로 구독료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2016년 1월 진출 이후 요금을 인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을 이번 가격 인상의 근거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Q. '오징어게임' 히트에도 국내 제작사가 얻은 수익은 별로 없다는데.
A. 미국 블룸버그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추산한 '오징어게임'의 콘텐츠 가치는 1조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오징어게임'으로 국내 제작업계가 얻은 이익은 약 253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드라마를 제작하는 데 들어간 비용에 마진 10%를 더한 수준입니다. 이는 '오징어게임' 흥행에도 추가적인 수익 배분은 콘텐츠에 대한 모든 권리를 보유한 넷플릭스가 갖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는 제작비를 사전 투자하는 조건으로 작품의 지식재산권을 갖습니다. 작품에 대한 모든 권리를 해외 업체로 넘길 수밖에 없는 열악한 국내 콘텐츠 제작 투자 환경에 대한 비판도 존재합니다.
일각에서는 흥행 수익을 독점하는 넷플릭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제작사들을 콘텐츠 하도급업체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Q. 넷플릭스가 망 무임승차를 한다는 것은 무슨 얘기인가요.
A. 넷플릭스는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기업(ISP)인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미국·유럽·일본에는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인터넷콘텐츠제공사업자(CP) 보다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음에도 망 사용료를 내지 않아 망 무임승차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CP는 매년 망 사용료로 700억~1000억원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국내 ISP는 넷플릭스의 트래픽 증가에 따른 망 증설과 안정성 관리 비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요구가 망 중립성을 위배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습니다. 망 사용료 액수에 따라 ISP들의 전송 차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넷플릭스는 이용자들에게 인터넷 접속료를 받는 ISP들이 CP에 콘텐츠 전송료를 요구하는 것은 이중 청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Q. 넷플릭스 사업 방침에 대해 국내 정부와 기업 대응은 무엇인가요.
A. 지난 19일 해외 CP의 국내 망 이용료 계약 회피 방지를 위한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습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기통신사업법 내에 '정보통신망 서비스 이용계약 체결'을 신설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기존에는 법적 근거가 없어 국내 ISP가 해외 CP에 망 사용료를 요구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계약 의무를 부과해 해외 CP의 망 무임승차를 막고 국내외 사업자 간 차별 없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망 사용료 관련 법안 통과를 예상하고 넷플릭스가 가격 인상 방침을 내놓은 것이라는 지적도 합니다. 물론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구독료 인상과 망 사용료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재현 기자 / 이예은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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