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중소형사..액티브ETF 전쟁 2라운드
상장 24개 중 올해만 21개 출시
에셋플러스 등 중소형사 속속 가세
다양한 운용전략으로 약점 보완
향후 6개월 성적에 성패 갈릴듯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출범한 지 20여 년 만에 액티브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며 경쟁이 다시 재점화하고 있다. 한 차례 주식형 ETF의 경쟁 속에서 중소형 운용사들은 대형사들에 밀려 ETF 사업을 접거나 축소했다. 하지만 최근 중소형 운용사들은 액티브 ETF를 통해 다시 출사표를 던지며 시장 재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6개월간의 성과가 중소 운용사들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국내외 주식형 액티브 ETF의 순자산 규모는 1조 2,2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6,833억 원이 늘어나며 시장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상장된 상품 수도 24개로 올해에만 21개가 출시됐다.
올해 주식형 액티브 ETF의 상품이 대거 등장한 것은 한국거래소가 지난 7월 관련 규정을 개정하면서부터였다. 거래소는 기존 채권형에만 적용되던 액티브 ETF의 출시 허용 범위를 주식형으로 확대했고 오는 9월부터 운용사들의 주식형 액티브 ETF 준비가 본격화됐다. 기존의 대형사들을 비롯해 중소형 운용사들까지 속속 상품 준비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에셋플러스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브이아이자산운용·흥국자산운용 등 중소형 운용사들은 각자의 전략을 내세운 상품들을 선보였고 NH아문디자산운용 등도 상품을 준비 중이다.
액티브 ETF의 장점은 저렴한 비용, 거래 편의성, 세금 효율성 외에도 패시브 ETF가 구사하기 어려운 전략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액티브 ETF 시장이 급성장했던 미국의 경우 액티브 ETF는 기초 자산의 설정 단계를 생략할 수 있어 과감하고 다양한 운용 전략을 설계할 수 있다. 2018년 처음 등장해 성장세가 가파른 버퍼 ETF는 전략의 특성상 모두 액티브 ETF 구조로 설정돼 있다. 시장 변동성이 크거나 산업이 빠르게 변화할 때도 액티브 전략을 활용해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국내에서도 중소형 운용사들이 액티브 ETF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운용 전략에 따라 성과가 극명하게 대비돼 상대적으로 마케팅이나 규모 면에서 밀리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사들은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거나 성장 테마를 목적으로 하는 주식형 액티브 ETF를 선보인 반면 브이아이자산운용과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혁신 기술 테마, 플랫폼 비즈니스 등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기존의 성공했던 펀드 운용 전략에서 진화한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자금 유입 측면에서 운용사마다 희비는 극명히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개월 동안 ‘KODEXK-메타버스액티브(3,147억 원)’ ‘KODEXK-신재생에너지액티브(102억 원)’ ‘TIMEFOLIOKstock액티브(207억 원)’를 제외하고는 자금 유입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TIGER글로벌BBIG액티브ETF’와 ‘ARIRANGESG가치주액티브ETF’에서는 각각 105억 원, 74억 원씩 자금 유출이 발생하기도 했다. 수익률도 희비가 교차됐다. 상장한 지 한 달이 넘은 상품 20개 중 8개 상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대형사들 간에 액티브 ETF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터라 향후 6개월간 성과에 따라 중소형사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들이 초과 수익을 내고 거래량이 뒷받침돼야 유동성이 풍부해져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직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품들도 다수 존재하는 상황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상품만이 스타 ETF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비교지수와 상관계수 규정이 개정된다면 더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 액티브 ETF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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