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1조 대 윤석열 50조.. 여야 예산 심사 막판 진통

심진용·김상범 기자 2021. 11. 2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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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가 29일 국회에서 2022년 예산심사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다음달 2일인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사흘 앞두고 29일 여야 신경전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액심사 결과 604조4000억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에서 2조4171억원을 감액하기로 여야가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표 공약인 지역화폐 예산은 정부안 6조원에서 21조원 이상으로 상향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전체 감액 규모가 너무 적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약한 자영업자 손실보상에 대한 예산 배정에 여당이 소극적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지역화폐 예산 증액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역화폐 예산 관련 “기획재정부와 예산 증액에 이견이 없고, 규모를 조율 중”이라며 “(올해 발행 규모인) 21조원보다는 상향해서 발행한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남은 3일 밤샘 심사를 해서라도 반드시 12월2일 법정기한을 맞추겠다”며 “위기극복·경기회복·격차해소·미래대비라는 4가지 목표를 위해 예산을 고르게 편성했다. 그 중에서도 벼랑 끝에 매달린 소상공인 손실보상 하한을 높이고 경제활성화 예산 확보에 특히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맹성규 의원은 “지난 16일부터 5일간 예산소위를 진행해 559건에 대한 감액심사를 완료하고 193건을 보류했다”면서 “정부 예산안에서 2조4171억원을 감액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후 증액심사에서 608조원까지 예산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후보가 요구하는 지역화폐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서는 올해 본예산 558조원에서 최소 9% 이상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정부안 604조4000억원보다 4조원 가량 많은 금액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에 증액 요청을 했고, 각 부처와 세부 액수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예결위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여당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이재명 후보를 위한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선거지원용 예산증액을 하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역화폐 예산 확대를 두고 “일부 국민들에게 상품권 할인을 해주는 사업임에도 마치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인 것처럼 둔갑시켜서 대규모 발행을 주장하고 정부는 이에 동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또다시 빚을 내라는 정부·여당의 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문화·체육·관광업 등 손실보상 사각지대, 법인택시·전세버스 비공영 노선버스 종사자 등 근로취약계층이 재기할 수 있는 직접적 지원 증액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가 앞서 공약으로 제시한 자영업자 손실보상 50조원 관련해 더 적극적인 예산 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증액 심사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이들은 “정부·여당의 독선과 오만의 벽 앞에서 더 이상의 예산안 심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산안 심의 중단 사태가 벌어진다면 모든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국민의힘 예결위 한 의원은 통화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을 위해 더 큰 규모 감액이 필요한데,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감액 확대가 이뤄져야한다는게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야 진통에도 불구하고 법정 시한내 예산안 처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예산안 대치를 벌일 상황이 못된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주장을 자진 철회하면서 가장 뜨거운 쟁점이 해소됐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 지금 쟁점은 예산안 처리보다 오히려 대장동 특검 문제”라며 “감액 규모를 소폭 확대하고, 자영업자 손실보상 예산을 좀더 확대하는 정도로 합의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석열 예산’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열린 태도를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전국민 선대위 회의’에서 윤 후보와 국민의힘을 향해 “본인이 제안하신 50조원 지원 약속, 저도 받겠다”면서 “(대통령) 당선되면 하는게 아니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이 50조원에 대한 (세부)안을 제시하고, 그것이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부합한다고 하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예결위 한 의원은 통화에서 “윤 후보에게 힘을 싣는 차원에서라도 손실보상 관련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최대한 반영하는 게 남은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심진용·김상범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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