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체제' 尹 선대위 출발..떨어지는 지지율 사수할까

박소연 기자 2021. 11. 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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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차기 대선을 100일 앞둔 29일 첫 회의를 진행했지만 '미완'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날 추가로 발표한 인선에도 특별한 감동 포인트가 없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별도의 쇄신안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첫 선대위 회의…감동 없는 추가 인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선대위 1차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통해 "D-100일 되는 날 첫 선대위 회의를 하고 저는 첫 일정으로 충청지역을 2박3일 일정으로 가게 됐다"며 "저는 충청의 아들이고 충청은 제 고향이나 다름없다. 충청지역에서 정권교체 신호탄을 쏘겠다"라고 밝혔다.

총괄선대위원장 없이 선대위 '원톱'을 굳힌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정말 가슴이 뛴다"며 "윤석열 후보께서 세계의 한가운데에 설 수 있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 생각하고 미력이나마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준석 대표는 "승리하는 것 말고 다른 것을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 모두에게 무운(武運)이 함께하길 기원한다"고 짧게 말했다. 이 대표는 홍보·미디어 영역을 제외한 선대위 운영 관련 전권을 김 위원장에게 양보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다만 최근 정계 안팎에서 계속되는 '이준석 패싱' 논란에 대한 불편한 심경이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 갈등은 지속되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충청 일정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데 대해 "이준석이 간다고 발표하는 일정은 이준석에게 물어보고 결정해달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조수진 공보단장은 "선대위가 닻을 올리면 최고위원이나 이런 직함은 활동이 중단되는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청년·중원' 키워드
중앙선대위 출범 이후 첫 지방 행보에 나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밀마루 전망대를 찾아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함께 행정중심복합도시 전경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는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에 조경태 의원과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추가로 인선했다. 또 김기현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과 사할린 강제이주 동포의 손녀이자 국제 무역컨설팅 대표인 30세 스트류커바 디나씨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밖에 후보 비서실장에는 초선의 서일준 의원을 임명했다. 또 35세 미만의 청년보좌역 7명을 임명했다.

이날 정식으로 닻을 올린 윤석열 선대위는 청년과 중원을 키워드로 삼았다. 지난 주말 연이어 각계 청년들과 만남을 갖고 후보 직속 청년위원회를 출범시킨 윤 후보는 이날 "윤석열 정부는 청년 프렌들리 정부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다만 청년보좌역과 일부 인선을 제외하곤 청년과 중원이란 메시지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대위 주요 보직을 과거 원내대표나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중진들이 차지하면서 안정감은 높였지만 참신함은 떨어진단 분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국민들이 선대위의 인적 구성을 보고 새롭다, 기대할 만하다 느껴야 하는데 너무 중진들, 의혹의 주인공들을 모아놨다"며 "반면 민주당은 빠르게 선대위를 쇄신하고 있고 MZ세대를 영입하며 젊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병준 체제 순항, '지지율'에 달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병준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결국 '김병준 체제'가 얼마나 순항할지 여부는 지지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윤 후보의 지지율은 동시 하락하는 추세다.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각종 내홍을 겪으면서 피로감이 쌓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선대위 출범 후 추가적인 지지율 하락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SBS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윤 후보는 34.4%로 이 후보(32.7%)와 1.7%p(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이하 자세한 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조사에선 윤 후보와 이 후보가 35.5%로 똑같이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11월4주차 주간집계 결과 국민의힘은 지지도가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반면 민주당은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월4주차 국민의힘 지지도는 1.9%p 하락한 39.3%,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2.9%p 오른 33.2%로 집계됐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국민의힘 선대위 구성은 MB·박근혜 때를 연상시키는 한나라당, 새누리당 2.0 느낌"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조카 살인 문제 등 악재 때문에 지지율 우위가 그나마 유지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 교수는 "김병준 위원장 체제에서 지지율이 유지되지 않고 뒤집히면 급전직하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지율이 추락한 뒤 김종인 위원장이 들어오면 '상왕'이 될 수밖에 없어 역시나 바람직하지 않다.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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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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