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을 위한 가도, 캠퍼스타운에서 찾는다

남시현 2021. 11. 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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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장관 권칠승)가 발표한 ‘2020년 창업기업동향’에 따르면, 작년에 창업한 기업은 2019년에 비해 15.5% 증가한 148만 4667개로 집계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프로그래밍 등 정보통신업을 포함한 기술 창업이 3.8% 증가해 역대 최대치인 22만 8949개를 달성했고, 또 업종별로도 전자상거래업이 56.4% 증가하며 비대면 문화의 확산을 반증했다. 아울러 30세 미만의 청년 창업층이 전년 대비 19.1%로 크게 증가했고, 60세 이상의 시니어층도 기존 경력을 활용해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업에서 활약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청년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대학에서도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한창이다. 청년창업 기반 조성과 대학·지역 상생을 위한 ‘2021년 서울캠퍼스타운 추진 계획(이하 서울캠퍼스타운)’이 대표 사례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서울캠퍼스타운은 ▲ 입주 공간이나 전용 공간 제공을 통한 창업환경 조성 ▲ 창업기업 제품 판로 확보나 기술 매칭 등을 통한 창업지원 강화 ▲ 지역활성화 협의회와 지역상생 프로그램을 통한 지역상생 확산을 목표로 한다.

성균관대학교 킹고 스타트업 스페이스. 출처=IT동아

사업 성과는 매년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창업 규모는 175팀 629명에 그쳤지만, 2020년에는 646팀 2362명이 창업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또한 안암동 캠퍼스타운이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돼 안암창업밸리로 거듭날 예정이고, 회기동 골목상권 살리기 금융 컨설팅이나 통인시장 온라인 활성화 웹 매거진 등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한계로 지목된 투자 유치의 한계나 판로 개척의 어려움, 주민 체감도가 낮은 지역 활성화 사업 강화는 협의를 거쳐 체계적으로 개선에 나선 상황이기도 하다.

캠퍼스타운 사업, 어떤 방향 그리나?

성균관대학교 킹고 스타트업 스페이스에서 전문가들이 피칭 점검에 나서고 있다. 출처=IT동아

서울캠퍼스타운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지, 성균관대학교 창업지원단의 사례를 들여다보자. 성균관대 캠퍼스타운(단장 김경환)은 역사·예술·문화에 기술 혁신을 더해 창업으로 사람이 모이는 서울을 표방하며, 창업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한 기업을 성균관대의 인프라와 지역상생 프로그램을 통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지원한다. 사업은 지역과 상생하는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서울 지역 경제를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성균관대학교 킹고 스타트업 스페이스 로비. 출처=IT동아

창업 육성 프로그램은 킹고 Pre-startup과 킹고컬쳐스타트업, 킹고테크스타트업, 킹고창업패키지,입주선발경진대회 등 청년창업과 기술기업, 그리고 지역 사회 눈높이에 맞는 창업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문화·예술 분야 창업을 돕는 LAS예술창업이나 귀금속 창업을 지원하는 주얼리 크리에이터, 킹고인 인큐베이팅, 킹고AI빅테크 등으로 추진되고 있다. 성균관대 캠퍼스타운을 통해 성장한 입주기업 12개의 사례를 통해, 청년 창업의 사례와 방향성에 대해 직접 조명해본다.

에듀테크 기업 ‘프리딕션’

프리딕션 이인석 대표. 출처=IT동아

프리딕션(Prediction)은 중, 고등학생 내신 기출 문제 플랫폼 ‘큐비’를 서비스하고 있는 에듀테크 기업이다. 많은 교육 기관 및 기업이 수능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프리딕션은 평소 관리가 필요한 내신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서비스는 학생들이 큐비 앱을 활용해 학습지나 시험지 등 평소 풀이하는 문제를 촬영하고, 촬영된 결과물을 풀이하면 해답과 성취도를 바탕으로 맞춤형 문제를 제공하는 식이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문제를 풀면서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고, 플랫폼에서는 문제를 디지털화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지난 1년 반 동안 육전 칠기(六顚七起)를 겪은 끝에 시도한 ‘큐비’가 시장성을 인정받으면서, 지금은 프리 A 단계에 접어들고, 메가스터디의 조인트벤처 ‘마이스’로부터 시드머니를 투자받은 상태다. 이들의 인공지능 기술은 컴업2020 인공지능 챔피언십에서 장관상을 수상했고, NIPA 인공지능 챌린지에서 우승할 정도로 충분한 기술력을 갖고 있으며, 오는 11월 중 판매 예정인 메가스터디의 교육용 태블릿 ‘엘리하이’에도 관련 기술이 들어간다.

큐비 애플리케이션 개발 화면. 출처=IT동아

성과부터 들어보자. 큐비는 올해 9월부터 사전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약 두 달 동안 2만 5천명의 다운로드와 약 4만 문제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데이터베이스가 쌓일수록 학생들은 본인의 성적에 맞는 문제를 추천받거나, 전국 등수 등을 확인해가며 학습 동기를 받는다. 내부 조사 결과로는 큐비를 활용한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약 15점가량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딕션은 현재 중학교 2~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큐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추후에는 전국 단위의 문제 풀이 서비스를 도입해 개인 간 편차나 지역 격차를 넘는 학습을 제안하는 인공지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큐비 애플리케이션 실행 화면. 출처=IT동아

흥미롭게도 문제의 저작권을 가진 출판사와의 저작권 문제를 수익 모델로 승화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출판사가 디지털 교재 제작을 위해 문제를 디지털화할 경우, 건당 약 1~2만 원 정도의 비용이 책정된다. 하지만 프리딕션은 한글, 수식, 문자 등을 분리해서 디지털화하는 자체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학생이 촬영한 문제를 디지털화하고, 출판사가 직접 문제를 디지털화하는 비용의 25~30%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저작권과 수익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프리딕션의 사례는 하나의 아이템을 활용해 다각적인 수입원을 올리고, 장기적인 수요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하다.

사례: K-팝 굿즈 중개 플랫폼 ‘앰프’

덕질은 특정 분야의 마니아들이 물건을 수집하는 등의 행동을 뜻하는 신조어다. 출처=덕질

앰프는 2019년 6월 설립된 K-팝 굿즈(Goods) 중개 플랫폼 ‘덕질’을 서비스하고 있다. 원래는 맛집 앱을 만들었다가 MAU(월간 활성 사용자)가 나오지 않아 아이돌 이벤트를 올렸는데, 갑작스럽게 이용자 수가 20만 명 이상을 넘어가자 K-팝 굿즈로 사업을 전환했다.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소위 ‘홈마’라는 열성 팬들로부터 파생된 제품 시장이다. K-팝 열성팬들 중 일부는 체계적으로 아이돌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기반으로 책자나 액세서리를 만들어 판매한다. 앰프는 크리에이터인 ‘홈마’와 K-팝 팬들 사이에서 제품 판매를 중개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업은 K-팝 굿즈에 대한 제작 섭외부터 시작한다. 크리에이터들이 아이돌 기반 콘텐츠를 만들면, 앰프는 수요 조사부터 제휴된 제작사들을 통해 제품 제작하는 과정을 돕는다. 완성된 상품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80개국 이상의 해외 시장으로 판매된다. 현재 앰프는 팬들을 위한 상품뿐만 아니라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NFT)’ 형태로 콘텐츠를 유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업성은 2019년 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2020년 신용보증기금 창업기업육성 플랫폼(NEST)에 선정됨으로써 인정을 받고 있고, 성균관대와는 성균관대 킹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의 도움을 받고 있다.

K-팝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홈마’가 제품을 올려놓았다. 출처=덕질

전 세계 한류 팬이 1억 명을 넘어가고, 팬층이 두터워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팬 관련 상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앰프의 덕질이 닿는 국가도 지금은 전 세계 80개국이지만, 이들 서비스를 방문하는 국가는 이보다 많은 142개국에 달한다. 앰프는 팬들의 경제활동이 곧 K-팝의 성장과 직결된다고 보고,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사례: K-팝 팬·아티스트 소통 플랫폼 ‘라이터스컴퍼니’

쿠키는 외국인 대상 서비스여서 영어로 제공된다. 제공=라이터스컴퍼니

다음 K-팝 스타가 되고싶어 하는 아티스트라면, 라이터스컴퍼니의 글로벌 K-팝 팬덤 앱 쿠키(Kooky)가 도움이 될 것이다. 쿠키는 국내외 아티스트와 해외 K-팝 팬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국내보다는 해외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다. 골자는 이렇다. 아티스트가 라이터스컴퍼니에 아티스트로 등록을 하면, 라이터컴퍼니가 아티스트를 편입해 해외 팬과 만날 수 있는 방송이나 라이브, 커뮤니티 공간 등을 제공한다. 이미 잘 알려진 아티스트보다는 우리나라에서 경쟁력 있는 유망 아티스트를 해외에 소개하는 데 주력한다.

라이터스컴퍼니는 김하미 대표가 직접 아티스트의 길을 경험한 것에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아티스트로서 앨범도 냈었고, 음악도 직접 녹음하곤 했다. 이 과정에서 팬들과 소통이 되는데도 곡을 판매하기는 어렵고, 판매되더라도 정산이 불투명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아티스트와 팬 모두가 합리적이라고 여길 수 있는 구조의 플랫폼을 기획했고, 그 결과가 쿠키다. 처음에는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시작했지만 여러차례 사업을 변경해 지금의 플랫폼이 완성됐다.

왼쪽에서 5번째 있는 여성이 라이터스컴퍼니 김하미 대표다. 제공=라이터스컴퍼니

쿠키의 가능성은 전 세계적인 K-팝 수요에 기반을 둔다. 현재 동남아나 북미 시장에서 K-팝에 대한 수요는 분명하지만, 한국인의 도움없이 해외 팬들이 K-팝 아티스트를 만나거나 접근하기는 쉽지않다. 현지인의 도움 없이 특정한 베를린의 인디밴드나 뉴올리언스의 재즈 음악가를 찾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 보면 된다. 특히나 유튜브 등 플랫폼은 대형 아티스트 중심으로 돌아가므로 중소 아티스트를 찾는 수요에는 대응하지 못한다. 이 사이에서 쿠키가 직접 나서 한국의 아티스트와 팬들을 연결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게끔 중개한다.

라이터스컴퍼니는 사업 초기 단계부터 성균관대 캠퍼스타운을 통해서 사업화 자금부터 멘토링 등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12개의 외국어 설정을 위한 동시통역 기술 개발 등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 현재는 미국과 베트남 시장의 K-팝 팬을 위한 현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데, 작년부터 일본 Start Up GOGO ! 국제 피칭 대회 최종 본선 수상, 올해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창업사관학교 대표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 이들의 목표는 LA에 있는 프로덕션과 손을 잡고 K-팝 온라인 콘서트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더 많은 현지 이벤트를 개최해 K-팝 팬과 아티스트를 모을 예정이라고 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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