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00' 충청 간 윤석열 "저는 충청의 아들..중원서 정권교체 신호탄 쏘겠다"

박순봉·세종|문광호 기자 2021. 11. 2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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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가 29일 세종시 밀마루 전망대를 방문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함께 행정중심복합도시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선을 100일 남겨둔 29일 충청으로 향했다. 선거대책위원회 공식 출범 후 첫 지역 일정이다. 고향이 서울이라 지역 연고가 뚜렷하지 않은 윤 후보가 자신의 아버지 고향인 충청을 본격적인 선거운동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이다.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중원 표심을 공략한다는 측면도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없이 공식적으로 선거 운동에 돌입한 것이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원톱 체제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도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부터 2박3일간 충청권 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세종·대전을 방문하고 30일에는 청주, 다음달 1일에는 충남 천안과 아산을 찾는다. 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처음으로 공식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며 “저는 충청의 아들이고 충청은 제 고향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역사를 보면 충청은 늘 캐스팅보트를 쥔 지역이고 대선의 승부처였다”며 “중원인 충청에서 정권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승리의 100일 대장정’에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고향은 충남 공주다. 서울은 지역색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아버지의 고향인 충청도를 자신의 정치적 고향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이날 세종시 밀마루 전망대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세종시에 제2의 청와대 집무실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기자들이 ‘실질적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청와대 이전 등도 검토하느냐’고 묻자 “청와대 이전은 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제가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법률안 제출을 하거나 국회에 촉구해 일단 제2청와대 집무실을 이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충청이 한국의 중심이 된다는 의미의 ‘신중부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세종시는 국토의 중심이기도 하고 행정의 중심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 주변 지역에 과학기술단지를 더 육성시켜서 우리나라 미래의 중심, ‘신중부시대’를 열도록 하겠다”며 “제가 차기 정부를 맡으면 임기 5년 동안 여러 법적, 제도적 장치뿐 아니라 기반시설과 수도로서의 국격 차원에서도 문화·예술·교육 또 우리 학계와 정부인사들이 서로 만나 치열한 정책토론을 벌일 수 있는 장까지 세종시에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세종에 이어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했다. 중단된 원자력발전소 건설 재추진이 윤 후보의 공약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반문행보’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대전의 한 카페에서 카이스트 학생 등과 간담회를 하며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의 원전 산업 생태계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창원, 울산 원전 시설 납품 기업들은 완전히 회사들이 망가졌고, 원자력 공학과 학생들을 만나보니 중간에 전공을 바꾼 사람이 60~70%가량이 되고 원전산업의 앞날이 캄캄하다”며 “참 개탄해 마지 않는 정부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제가 원전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황당한 정책, 진실을 은폐하려는 이 정권의 파렴치에 대해서 왜 이들이 그렇게까지 했는지 조금씩 알아나가게 됐다”며 “이것도 공정과 상식을 정말 내동댕이치는, 그래서 왜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안전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원안위(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브레이크를 걸었으면 모르겠는데, 다른 에너지원과 시설에 비해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후 대전의 다른 카페에서 ‘With 석열이형’이란 제목으로 청년들과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청년 일정에 힘을 준 모습이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대학시절) 학점이 3.0이 안 됐다”, “(검사 시절)사표를 실제로 써봤고, 사표를 써서 제출은 안 했지만 품고, 내겠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다”는 자신의 사연을 소개하며 청년들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한 청년은 윤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 간 신경전을 거론하며 “정치에 대한 환멸감을 느끼게 됐다”면서 좌고우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는 “킹메이커는 국민이다. 또 2030 여러분이 킹메이커다. 여러분의 확고한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이날 충청 일정은 ‘김종인 없는’ 김병준 원톱 체제를 재차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김병준 위원장과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이날 세종 일정을 함께 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조율은 실패했지만, 선대위를 공식 출범하고 지역 일정에도 돌입하면서 윤석열호의 공식 출항이 시작된 것이다.

박순봉·세종|문광호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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