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SK온, 수도권 신규 배터리 R&D시설 세운다

김도현 기자 2021. 11. 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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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


배터리업계가 연구·개발(R&D) 기지를 수도권에 전진 배치한다.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경쟁적으로 주요 대학과 협력관계를 맺은 것과 마찬가지로 인력유치 전략의 일환이란 해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연구조직 확대에 따라 추가적으로 수도권에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온 배터리센터는 대전 유성구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 내 자리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전 기술원 기능확대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나 현재 확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추진은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의 '글로벌 R&D인력 2배 충원' 발언의 후속 조치다. 김 총괄사장은 지난 7월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R&D 투자확대 의지를 내비치며 이같이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해 지난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포럼'을 개최하고, 이달 초 일본에서는 온라인으로 '커넥트 재팬(CONNECT Japan)' 행사를 치렀다. 김 총괄사장은 미국·일본 석박사 인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R&D 투자확대 의지를 밝히며 수도권에 R&D센터 건립 계획임을 내비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LG에너지솔루션도 경기 과천·판교 지역에 신규 R&D센터 건립을 고민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전 기술연구원, 과천R&D캠퍼스, 마곡R&D캠퍼스 등 3곳의 연구시설을 보유했다.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마곡캠퍼스는 LG그룹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한 계열사 간 융복합 연구가 이뤄지는 곳이다.

독자적인 배터리 연구가 진행되는 곳은 대전과 과천이다. 대전에서는 모듈·팩·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의 전반적인 연구 및 실증작업이 이뤄진다. 과천에서는 관련 연구 중심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속적인 인재유치 노력과 더불어 LG전자의 MC사업부 철수에 따른 연구인력 유입되며 최근 수년 새 과천캠퍼스 재직자가 급증했다. 과천R&D캠퍼스가 과밀화되자 신규 센터 건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 중이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과천R&D캠퍼스 내 운동장부지에 건물을 신축하는 방안이 논의되다 인접한 과천 및 판교 지역에 별도의 R&D센터를 건립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판교는 테크노밸리 외곽지역을, 과천은 3기 신도시 예정지 등을 후보지로 물색하고 지자체와 논의를 이어 온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SDI의 대표 R&D 거점도 수도권에 소재했다. 경기 수원시 SDI연구소다. 삼성SDI는 2013년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과 공동으로 투자해 '삼성 전자소재 연구단지'를 개소하고 이곳에 SDI연구소와 전자래료사업부문 등을 입주시켰다. 삼성SDI는 이곳 연구소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R&D 투자를 확대해 양적 질적 연구향상을 구축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매출의 7% 수준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투입된 누계 R&D비용은 643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의 지방 거점 사업장에 연구소가 자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취업을 앞둔 이공계 인재들도 연고가 전혀 없는 지방에서 생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공계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경기도 수원·용인·화성 등을 선호하는 현상이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배터리업계가 R&D 조직을 확대하면서 신규 사업장을 수도권에 배치하거나, 기존 수도권 시설을 확대하려는 움직임 역시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면서 "배터리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대학과 손잡고 육성하고, 해외 석·박사 인재유치에 나섬과 동시에는 인재들의 선호도가 높은 근무지역을 선접하려는 노력도 병행되는 모습"이라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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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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