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아들 학대 사망 혐의' 계모, 검찰 송치..경찰 "직장·대장 파열이 치명상"

국과수 구두소견 바탕 아동학대살해 혐의 적용
"강한 가격에 의한 직장·대장파열..미필적 고의 인정"
친부도 방임·아동학대 혐의 적용 불구속 송치

강동구 자택에서 3세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의붓어머니 이 모씨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1.11.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세 살배기 의붓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계모가 29일 검찰에 송치됐다. 이날 경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에서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한 배경에 피해 아동의 사망 원인이 '강한 가격에 의한 직장·대장 파열'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구두소견 등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구두 소견으로 강한 가격에 의한 직장·대장 파열이 치명상으로 나왔다"며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혐의를 아동학대치사에서 아동학대살해로 바꿨다"고 밝혔다.

당초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된 계모 이모씨(33)는 상습아동학대와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변경돼 이날 검찰에 송치됐다. 아동학대살해죄는 지난 3월 '정인이 사건'으로 개정된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의 신설 조항으로, 혐의가 인정될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국과수가 전한 부검 소견서에 따르면 직장 대장 파열은 단순히 넘어져서 생길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강한 가격이 필요하다는게 국과수의 판단"이라며 "피해 아동을 폭행하기 전 지인들과 아이가 밥을 먹지않고 잠을 자지 않아 육아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대화 내용을 보아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어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파악한 이씨의 피해 아동 학대 정황은 지난 10월 이후 사건 당일 이외 최소 두 차례다. 경찰 관계자는 "효자손으로 종아리를 때리거나 발로 등을 차는 학대 행위가 확인된다"며 "특정이 안 됐을 뿐 과거에도 아동학대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씨는 현재까지 상습아동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반면 아동학대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평소 아이를 체벌한 사실을 전반적으로 시인했으나 사건 당일 특정 행위나 어떻게 가격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며 "관련해 프로파일러도 투입했으나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이날 친부에게도 방임 및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처이자 피해 아동의 친모의 진술에 따르면 친부가 과거 높이 40㎝ 침대 위에서 피해 아동을 발로 밀어 떨어뜨린 적이 있다"며 "친부는 체벌이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다는 정황은 인식하고 있었으나 보호자로서 적절한 조치 없이 무관심했던 것 같다"고 했다. 친부는 현재 방임 혐의는 인정하는 반면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한편 생후 7개월 된 이씨의 친딸에 대한 학대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친척쪽에서 보호 중이었고, 서울대병원 아동학대센터를 통해 정밀검사를 받도록 조치한 상태"라며 "현재까지 확인된 아동학대 정황은 없다"고 했다.

이씨는 지난 20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 자택에서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 살배기 의붓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망한 피해 아동의 몸에서 멍과 찰과상 등 학대 정황을 발견해 당일 이씨를 긴급체포하고 주거지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은 추후 피해 아동에 대한 감정서 결과가 나오는대로 추가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