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경, '위드코로나' 병과 함께 사는 법을 알려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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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시대라고 하죠. 유마경은 병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설한 경전입니다. 중생이 앓고 있는 병의 원인은 무엇인지, 병고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어떻게 병에서 나을 수 있는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걸맞은 단 하나의 경전을 고른다면 유마경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유마경은 재가 거사인 유마힐을 주인공으로 한 경전이다.
'화엄경'이 부처의 심오한 깨달음을 담았다면, 유마경은 이를 농축해 만든 엑기스 같은 경전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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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위드 코로나' 시대라고 하죠. 유마경은 병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설한 경전입니다. 중생이 앓고 있는 병의 원인은 무엇인지, 병고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어떻게 병에서 나을 수 있는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걸맞은 단 하나의 경전을 고른다면 유마경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유마경은 재가 거사인 유마힐을 주인공으로 한 경전이다. '화엄경'이 부처의 심오한 깨달음을 담았다면, 유마경은 이를 농축해 만든 엑기스 같은 경전으로 불린다.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라는 유명한 불이(不二)법문이 이 경전으로 전해진다.
행불선원 선원장 월호스님은 29일 요즘이야말로 유마거사의 이 말이 실감 나는 시기라고 했다. 인류는 공동운명체로, 인류 대다수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나도 벗어날 수 있다는 것. 너와 나, 인간과 자연이 둘이 아닌 하나라는 유마경의 지혜를 통해 뭇 생명이 해탈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바람으로 '유마경'을 새롭게 읽고 풀어 썼다고 했다.
월호스님은 이날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관에서 '월호스님의 유마경 강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책의 의미를 설명하며 "번뇌, 스트레스는 없애야 할 적이 아니라 관찰을 해야 할 대상"이라고 했다.
이런 견해는 코로나19 시대에도 유용하다. 우리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있으나, 감염병과 잠시 거리를 두고서 생각해보자고 스님은 권한다.
"나는 실체가 없는 무아인데, 내가 겪고 있는 고통, 번뇌는 내가 아닌 나의 아바타가 겪고 있다고 여겨보세요. 그렇다면 병고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번뇌를 억지로 없앨 게 아니라 대면하고, 관찰하면 누그러지고, 지혜가 생기게 됩니다."
스님이 유마경을 처음 접한 것은 약 40년 전 일이다.
그가 대학을 졸업하고서 최전방에서 소위로 근무할 때 공부하고 싶다며 어머니에게 부탁해 받은 책이 바로 유마경이었다.
스님은 이후 재가자로서 공부했던 것들을 출가자로서 확인하고자 속세를 떠났고, 행자 생활을 거쳐 사찰의 강원에서 공부하고, 선방에 머물며 많은 경전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언제나 5%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한다.
스님은 지난해 초 시작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대외 활동이 어려워지자, 다시 유마경을 들었는데 비로소 부족했던 그 5%가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부족한 5%가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체험을 했어요. 부처님 법을 정리하려고 유마경을 들었는데, 내가 정리된 느낌이랄까요."
그는 "이 책을 접하는 이들이 병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배웠으면 좋겠다며 "번뇌는 '여래의 씨앗'으로, 번뇌는 우리 가족이자 친지이자 도반"이라고 말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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