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스님 "진정한 번뇌를 대하는 방식? 아바타임을 깨쳐야"

신효령 2021. 11. 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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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에서 번뇌는 관찰해야 할 대상이라고 나온다. 번뇌는 없애야 할 적이 아니다. 억지로 번뇌를 없애려고 하지 말고, 대면하고 관찰하라."

월호 스님은 2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템플스테이관에서 열린 '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아바타의 번뇌로써 관찰하는 게 진정한 번뇌를 대하는 방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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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 출간 기념 간담회

[서울=뉴시스] 월호 스님이 2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템플스테이 홍보관 3층 담소에서 열린 '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신효령) 2021.1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유마경에서 번뇌는 관찰해야 할 대상이라고 나온다. 번뇌는 없애야 할 적이 아니다. 억지로 번뇌를 없애려고 하지 말고, 대면하고 관찰하라."

월호 스님은 2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템플스테이관에서 열린 '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아바타의 번뇌로써 관찰하는 게 진정한 번뇌를 대하는 방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승반야부 계통에 속하는 '유마경'은 재가거사인 유마힐을 주인공으로 한 경전이다. 경전 중에서 재가자를 주인공으로 한 경전은 '유마경'과 승만 부인을 주인공으로 한 '승만경' 뿐이다.

이 두 경전은 불교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경전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마경'에서는 방편으로 병을 앓고 있는 유마 거사가 부처님의 제자들에게 법을 전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월호 스님은 "40여년 전에 유마경을 처음 만났다"며 "그때 학군단(ROTC)을 거쳐 소위로 임관해 최전방에서 근무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안 유마경을 못 보다가 최근에 강설을 하면서 다시 번역했다. 유마경에 색즉시공·공즉시색·색즉시색, 3가지 경지가 다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월호 스님. (사진=조계종출판사 제공) 2021.1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코로나19 시대에 병고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면 아주 시의적절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팔만대장경 가운데 이 시대적 상황에 적합한 경전을 추천하라고 하면 유마경을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병고를 겪을 때도 '내가 아닌 아바타가 아프구나'하면 병고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명상을 한다고 해서 고통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책은 총 14장의 경전을 '제1막 암라팔리 동산과 유마방', '제2막 유마의 텅빈 방', '제3막 다시 암라팔리 동산'으로 정리했다.

월호 스님은 "금강경이나 화엄경, 무아경을 보면 허깨비 환이 나온다"며 "옛날 스님들은 환을 허깨비라고 번역했다. 내가 아바타라고 번역하니까 사람들이 훨씬 잘 알아 듣더라. 아바타는 실체가 없지만 형상으로서 존재하는 게 아바타"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의 번뇌'는 '내'가 있기 때문"이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 몸과 마음 어디에 고정된 실체로서의 '나'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몸도 아바타, 마음도 아바타, 나도 아바타, 너도 아바타일 뿐"이라며 "우리 모두 아바타임을 깨쳐 자신의 애착은 쉬되, 남에게는 따뜻한 애정을 머금고 살아가는 것이 최상"이라고 조언했다. "무아(無我)의 입장이 되면 천당도 지옥도 없다. 내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월호 스님은 지난해 11월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바 있다. 그는 "작년에 '유퀴즈'에 출연한 뒤에 내 얼굴을 알아보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며 웃었다.

이어 "웃을 일이 생겨서 웃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며 "먼저 웃어서 웃을 일이 생기게 하는 것은 주인공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 (사진=조계종출판사 제공) 2021.1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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