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입은 시간 문제..전문가들 "검역 강화해 유입 시기 최대한 늦춰야" [오미크론 비상]
[경향신문]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아프리카, 유럽, 홍콩, 호주 등에 이어 북미 대륙에서도 발견되는 등 확산일로다. 아직 국내에서 확진자가 발견되진 않았지만 국내 유입은 시간 문제인 셈이다. 남아공 등 아프리카 8개국으로부터 들어오는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한 정부는 당장 전체 외국인을 대상으로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분석자료와 대응책이 마련될 때까지 이 바이러스의 유입을 조금이라도 지연시키려면 검역 조치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주심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해외출입국관리팀장은 29일 백브리핑에서 “현재 전체 외국인의 국내 입국 금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미크론 변이를 ‘우려변이’로 지정함에 따라 지난 27일 남아공과 보츠와나 등 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아프키라 8개국으로부터 국내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해 전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아프리카 외에도 유럽과 북미를 비롯한 전세계 곳곳에서 추가로 발견되면서 일부 국가들은 봉쇄에 준하는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정부는 각 국가별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 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며 해당 국가에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것만으로 입국을 제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팀장은 “다른 나라에서 오미크론 확진이 나온 경우 해당 국을 즉시 입국제한 하는 조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확산 정도를 파악해서 필요하면 (입국 금지국을)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정부는 현재 국가간 격리 기간을 두지 않는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을 시행 중인 국가라 하더라도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될 경우 해당 조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한국과 트래블버블을 시행 중인 국가는 싱가포르, 대만, 태국, 사이판 등이다. 아직 이들 국가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아직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면서도 높은 전파력 등으로 국내 유입 시 유행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높거나 백신 효과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실질적인 감염재생산 지수, 중증화율 등에 대한 분석자료는 적어도 2~3주 뒤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선 변이 바이러스의 사례를 미뤄볼 때 이 변이의 국내 유입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지만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검역 조치를 강화해 유입 시기라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환자가 발견되는 나라에서 오는 외국인은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해 최대한 국내 유입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는 “입국 금지 조치 등으로 1~2주만 유입 시기를 늦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를 검출할 수 있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 방법을 올해 안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PCR 검사로는 코로나19 확진 여부만 판단할 수 있으며, 오미크론 변이의 검출 여부는 3~5일이 걸리는 전장 유전체 분석으로만 확인해야 한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 분석단장은 “1개월 이내에 (오미크론 변이 PCR 검사) 산물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PCR 검사로 (오미크론 변이) 검출이 가능해지면 시간 지연 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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