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게임즈 "블루 아카이브, 국가별 차이 없다..동일한 경험 목표"
넷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서브컬처게임 '블루 아카이브'가 출시 초반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 출시 하루만에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에서 인기 1위에 올랐으며 매출 순위에서도 원스토어 1위, 애플 앱스토어 2위 등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학원도시를 배경으로 다양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서브컬처 게임이다. 성공한 '덕후'로 알려진 김용하 PD와 '덕력'으로 뭉친 MX 스튜디오가 개발했다. 올해 2월 서브컬처의 본고장 일본에서 먼저 출시되어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8위를 기록, 한국 서브컬처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11월 9일에는 한국을 비롯해 237개국에 동시 출시됐다.
넥슨은 '블루 아카이브'의 성공적인 출시를 기념해 개발진과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김용하 PD와 차민서 PD가 참석했다.
김용하 PD는 게임이 성공한 비결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넷게임즈로 오기 전 스마일게이트에서 '큐라레: 마법도서관(이하 큐라레)'을 만든 PD다. '큐라레'는 매력적인 콘셉트와 차별화된 게임 플레이로 한국 서브컬처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게임이다. 김 PD는 "큐라레 때도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조금 아쉬웠다"며 "현재 우리 팀에는 큐라레를 같이 개발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 때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이번에 조금 더 새로운 시도를 했고,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기가 잘 맞았던 부분도 있고, 일본에서 먼저 출시한다는 판단도 맞아떨어졌다"며 "서브컬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퍼블리셔인 넥슨의 역할도 컸다"고 덧붙였다.
차민서 PD는 "큐라레 팀 뿐만 아니라, 그동안 넷게임즈는 게임을 개발할 때마다 일본 시장을 염두에 두고 노력해왔다"며 "전작인 히트나 오버히트로 쌓은 노하우가 블루 아카이브의 성공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타쿠 문화에 강한 MX 스튜디오의 개발력과 넷게임즈의 일본 시장 진출 노하우가 시너지를 냈다는 설명이다.
일본에서 9개월 가량 먼저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만큼, '블루 아카이브'는 '미래시'가 있는 게임으로 간주됐다. 미래시는 특정 지역에 먼저 진행된 업데이트 내역을 바탕으로 현재 지역의 업데이트 내용을 짐작하는 것을 말한다. 유저 입장에서는 어떤 캐릭터가 출시될지 미리 알고 준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블루 아카이브'는 첫 캐릭터 픽업 이벤트에서 미래시를 약간 비껴나갔다. '아루'의 픽업이 일본에서 진행된 픽업 일정보다 한 달 빨리 등장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유저들은 앞으로 미래시를 믿고 준비할 수 없게 됐다며 불안해 하기도 했다.
넷게임즈측은 업데이트 패턴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9개월 먼저 앞선 일본 버전과의 격차를 조금씩 줄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차민서 PD는 "되도록 (일본 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로 진행하는 게 목표"라며 "스케줄이 약간 변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전 권역에서 모든 유저들이 되도록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하 PD 또한 "미래시에 대한 유저분들의 우려에 저도 굉장히 공감하고 있다"며 "기대했던 픽업이 오지 않거나, 오면 안될 것 같은 픽업이 올까봐 민감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유저분들이 상처를 드리지 않는 방향으로 스케줄을 고민하고 있다. 큰 틀에서는 일본에서 진행한 패턴을 지키되, 템포를 조정하는 차원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려고 한다. 가령 편의성이나 안정성 개선 기능은 캐릭터 픽업 일정보다 빠르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김용하 PD는 일본어가 적힌 이미지가 한국 및 글로벌 버전에서도 그대로 사용된 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237개국에 출시된만큼 게임 속의 텍스트 전부를 일일이 현지화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일본 버전 리소스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는 "이벤트 배너와 같이 중요한 부분은 현지화하지만, 일반적인 텍스트까지 모두 현지화하기에는 어렵다"며 "예를 들어 간판에 적힌 문구를 영어나 태국어 등으로 바꿨을 때 (뉘앙스가 달라진다는) 내부 우려가 있다. 전 권역에서 같은 경험을 주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가급적 원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어 더빙이 지원되지 않는 것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김용하 PD는 "단순히 인력 부족이나 비용 문제만은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로는 더빙을 넣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원본 텍스트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 게 쉽지 않다. 또 한국어 더빙을 넣게 되면 영어 더빙도 넣어야 한다. 지금은 일본 버전의 신규 캐릭터와 콘텐츠의 더빙을 챙기는 게 권역별 더빙보다 우선순위가 높다"고 말했다.
버그 악용 및 비인가 프로그램(핵) 사용에 대해서는 빠르고 철저히 무관용 정책을 펼친다는 입장이다. 초기에 발생한 오류 중 하나를 일본 버전보다 한국 버전에서 먼저 수정하기도 했다. 한국 버전에서 불거졌던 핵 문제에 대해서는 당장 다음 패치에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차민서 PD는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가 생겨나기 때문에 한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어떻게든 해결해서 유저분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게 목표다. (버그 및 핵 사용자에게) 무관용이라는 원칙 아래 철저하게 제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넷게임즈는 '블루 아카이브'를 글로벌에서 오래 기억되는 IP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용하 PD는 "매출 측면에서는 회사의 기대치를 어느 정도 만족시켰으니, 이제 유저분들에게 오래 사랑받겠다는 더 중요한 목표에 집중할 것"이라며 "일본에서 출시 이후 유저들 사이에서 2차 창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민서 PD도 "개발할 당시에는 이 정도 큰 사랑을 받을 거라고 생각 못했다. 예상 외로 큰 사랑을 받아서 몸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하다"며 "한국과 글로벌에서 보내주시는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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