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 변호인 접견실 운영 제각각..대화 들리는데서 지켜보는 곳도

[경향신문]
부산경찰청과 산하 경찰서의 변호인 접견실 운영이 제각각인 것으로 확인됐다. 상당수가 독립적으로 변호인 접견실을 운영하지만 진술녹화실을 접견실로 사용하는 곳도 있었다. 일부 경찰서는 담당수사관이 가청거리 내에서 모니터링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유치관리팀에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상황을 관찰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경찰서장이 직접 폐쇄회로(CC)TV를 통해 지켜보는 곳도 있었다.

부산경찰청사 전경

부산변호사회 인권위원회는 5월10~28일 부산경찰청과 13개 경찰서(중부·영도경찰서 제외), 부산해양경찰서 등 모두 15곳의 변호인 접견실 및 유치장에 대한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7곳에서 유치장을 운영 중이며, 8곳은 유치장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권역별로 나눠 인근 경찰서의 유치장을 사용하고 있다.

조사대상 모두 변호인 접견실을 운영 중이나 10곳만이 독립적인 접견실이 있다. 3곳은 진술녹화실을 변호인 접견실로 사용하며, 일부는 피의자 또는 변호인이 요청할 경우 진술녹화실을 접견실로 사용한다. 변호인 접견실을 유치인 신체검사실과 겸용하는 곳도 있다.

10곳은 접견실 내부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으며 강서경찰서와 연제경찰서는 접견실 밖 입구에 설치돼 있다. 각 경찰서의 접견실 담당수사관, 통합당직실, 유치관리팀에서 CCTV로 촬영한 영상을 모니터를 통해 관찰한다. 사상경찰서는 상황실, 수사과장실, 유치관리팀 뿐 아니라 경찰서장도 CCTV로 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경찰서는 변호인 접견을 할 때 담당수사관이 가청거리 내에 위치해 접견내용을 들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제경찰서의 경우 접견실 밖 바로 앞에 담당수사관의 책상이 있고, 유치장 내 CCTV영상 확인 장소에서 담당수사관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접견실의 방음시설을 갖춘 곳도 있었으나 그렇지 않은 곳도 있었다. 변호인과 수사관의 위치가 직선거리로 7~8m에 불과해 불가청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곳도 있었다.

변호인의 요청이 없어도 피의자의 계구가 해제돼 접견실로 들어오는 경찰서도 있었고, 요청할 경우 해제하는 경찰서도 있었다.

부산변호사회는 “9월 29일 부산경찰청에 ‘CCTV가 녹음기능이 가능한 장치인지, 녹음기능이 활용되는지 여부’를 질의하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한 결과 부산경찰청은 10월 27일 ‘CCTV의 녹음기능은 없다’는 취지의 회신이 왔다”고 밝혔다.

변호사회는 “향후에도 헌법이 규정한 수감자 인권 및 변호인 조력권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