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에 자영업자들 다시 한숨.."연말 대목 기대했는데"

김윤주 2021. 11. 2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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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반짝 예약이 좀 들어왔는데, 지금은 더 독종(오미크론 변이)이 나왔다고 하니 또 꽝이에요."

허씨는 "위드코로나 이후 10명 회식 단체 예약이 꽤 들어와 손님이 20∼30명씩 왔다"며 "요즘은 더 센 놈(오미크론 변이)이 온다고 하니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다시 인원 제한이 생긴다고 하면 이제는 가게를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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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 대유행]"위드코로나로 반짝 예약 늘었다 취소 문의 줄이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천309명을 기록, 휴일임에도 3천명대를 보인 29일 오전 서울시청 앞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며칠 반짝 예약이 좀 들어왔는데, 지금은 더 독종(오미크론 변이)이 나왔다고 하니 또 꽝이에요.”

29일 서울 중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허재덕(64)씨가 텅 빈 가게를 가리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손님맞이에 한창이어야 할 점심시간이었지만, 이곳 1층과 2층의 테이블 10개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허씨는 “위드코로나 이후 10명 회식 단체 예약이 꽤 들어와 손님이 20∼30명씩 왔다”며 “요즘은 더 센 놈(오미크론 변이)이 온다고 하니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다시 인원 제한이 생긴다고 하면 이제는 가게를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과 연말 특수로 매출 증가를 기대하던 자영업자들이 다시 불안에 떨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소폭 증가한 매출이 다시 줄어들까 봐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박현수(60)씨는 “코로나19가 한창 심할 때 월 700~800만원 적자였다가 위드코로나 이후 300~400만원 적자로 돌아섰다”며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단체 손님을 못 받아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점동(56)씨는 “위드코로나 이후 영업시간을 늘리고 적자에서 벗어나 아르바이트도 2명 고용했다”며 “12월이 일 년 중 대목인데, 오미크론 때문에 지난해 12월처럼 최악의 매출을 기록할까 두렵다”고 말했다. 종로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권아무개(71)씨는 “위드코로나 이후 그나마 매출이 50%까지 반짝 올랐는데, 오미크론 변이 이야기가 나오면서 손님이 뚝 끊겼다”며 “뉴스에서 코로나 심각세 얘기만 나오면 매출에 바로 영향이 간다”고 말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에 종업원을 늘린 자영업자들은 다시 인원을 감축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여의도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도희(24)씨는 “위드코로나 이후 매출이 30∼40% 증가해 테이블이 꽉 찼다”며 “12시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하면서 주방 직원을 1명 더 고용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새로 뽑은 분을 바로 자를 수도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빚으로 살다가 괜찮아진 지 한 달도 안 돼 오미크론 변이가 퍼진다고 하니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14년째 여의도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서종수(74)씨도 “위드코로나 이후 손님이 늘어 아르바이트 2명을 더 고용했다”며 “오미크론 변이 소식을 듣고 이젠 ‘될 대로 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오미크론 변이가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종로구의 한 식당 직원 이아무개(51)씨는 “그나마 위드 코로나로 새벽 1시까지 영업시간을 늘리면서 반나절이라도 출근할 수 있었다”며 “다시 제한이 생기면 그마저도 안될 텐데, 내년부터는 아예 식당을 그만두고 막노동을 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씨가 일하는 식당은 코로나19 이후 직원들이 반나절씩 나눠서 근무하면서 월급도 반으로 줄었다. 종로구의 한 일식집 점장 강민찬(41)씨는 “위드코로나로 예약이 늘어나나 했는데, 오늘 취소 전화를 5통 받았다”며 “위드코로나 전에는 무급휴직으로 버텼는데, 다시 영업제한이 생기면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무급휴직을 다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낮 서울 중구 한 한식집이 손님 없이 한산한 모습.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김윤주 고병찬 장현은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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