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시티 사업' 맞춰 직원 집 색깔 '노랑' 강요한 장성군수 입건

경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적용
집짓는 계약직 직원에게 지붕·처마 '노란색' 강요

전남 장성군수의 요구로 지붕 등의 색깔을 바꾼 직원의 주택. <한겨레>자료사진

‘옐로우시티’ 사업을 추진하며 공무원에게 집 색깔을 노란색으로 바꾸라고 권유한 전남 장성군수가 경찰에 입건됐다.

29일 장성군·장성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유두석 장성군수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작성 교사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유 군수는 2019년 8월께 집을 새로 짓던 장성군 디자인 관련 부서 계약직 직원 ㄱ(35)씨에게 지붕과 처마를 노란색으로 칠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군수는 또 ㄱ씨의 주택 도색 비용을 군 경관개선사업비로 지원하면서 담당 공무원에게 당사자 동의서를 임의로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ㄱ씨는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에 “2019년 8월 장성군 장성읍 군청 인근에 2층짜리 목조주택(연면적 112㎡)을 짓자 군수가 주택의 지붕과 처마를 노란색으로 칠할 것을 강요했다”는 내용의 진정을 제기했다. ㄱ씨는 지난해 7월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군수는 인권위 조사에서 “‘옐로우시티 경관 조성사업’을 담당하는 직원들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어 ㄱ씨에게 신축 주택에 도색을 권유했을 뿐 희망하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인권위는 올해 6월 “유 군수의 행위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으로, 원상회복 또는 피해보상 등의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고용이 불안정한 ㄱ씨의 상황과 위계질서가 뚜렷한 공무원 사회를 고려하면 ㄱ씨가 군수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다. 개인 주택의 도색은 군청에서 추진하는 경관 조성사업의 취지나 목적과도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장성군은 “국가인권위에 원상회복이행계획서를 제출하고 피해자 쪽과 원상회복, 피해보상을 협의하고 있었다. 피해자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