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디즈니플러스..'심슨 가족' 천안문 항쟁 장면 삭제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홍콩에 진출한 디즈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서 중국 톈안먼(천안문) 사태를 연출한 에피소드가 삭제됐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 압박이 심해지는 가운데 홍콩 내 온라인 검열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분위기다.

28일(현지시간) AFP 통신, 미국 영화 매체 '더 할리우드 리포터' 등에 따르면 2005년 처음 방영한 심슨 가족 시즌 16의 12화 '베이비 인 차이나'가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에피소드는 심슨 가족이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중국으로 가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톈안먼 광장에 '1989년 이곳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문구와 톈안먼 항쟁 직후 맨몸으로 탱크 행렬을 막은 '탱크맨'이 연상케 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톈안먼 항쟁은 중국 톈안먼 광장에서 1989년 4월 15일 시작해 6월 4일 진압된 대규모 민주화 운동이다.

중국 본토에서는 톈안먼 항쟁 기념 행사를 철저히 금지하고 검열하지만, 홍콩은 매년 6월 4일 연례 집회를 개최해왔다.

디즈니 측이 이 에피소드를 자체적으로 삭제했는지 또는 중국 당국의 삭제 명령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은 국가보안법을 홍콩 전역에 전면 시행한 이후 지난 1년간 주요 노조와 교원노조 등에 혐의를 적용해 압박했고, 이에 시민단체 수십 곳이 해체됐다.

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25일 "홍콩 인터넷 보안을 강화하고 '가짜뉴스'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jaeha67@news1.kr

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