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 D-100에 윤석열표 소상공인 50조 지원 받으며 "경제·민생 대통령"

2021. 11. 2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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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민 선대위회의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셀카봉으로 직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대선을 100일 남겨둔 29일 “경제 대통령, 민생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공약인 소상공인 50조원 지원 공약을 두고는 “약속을 받겠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고 말했다. 이 후보가 윤 후보에 비해 우위를 보이는 정책 전문성과 실행능력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민 선대위 회의’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저의 목표는 오직 경제 대통령, 민생 대통령”이라며 “국민의 지갑을 채우고 나라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공약으로 내세운 ‘전환적 공정성장’과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 ‘중소기업·대기업의 상생·협력과 공정한 경쟁’을 반복해 제시했다. 이 후보가 ‘경제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내세운 소상공인 50조원 지원 공약을 “받겠다”면서도 “대통령이 당선돼서 하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 (이번 정기국회에서) 내년 본예산(으로) 편성하면 (윤 후보도) 손해보지 않을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정치는 누가 득이나 손해를 보느냐를 떠나 국민에게 필요한 걸 해내야 한다”며 “대통령이 된 다음 뭘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집권여당 후보로 지금 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누가 경제를 살릴 적임자인지, 누가 민생에서 실력을 입증해왔는지 국민께서 판단해 주시라”고 말했다. 경제와 민생이란 키워드를 앞세우고 대선 전 소상공인 지원책 논의를 요구하면서 자신의 강점인 행정가로서의 전문성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여기에 “전국민재난지원금을 양보했다. 열(10)을 얻고자 허송세월하기보다는 두 개, 세 개, 네 개를 양보해서라도 당장 국민 삶을 개선하겠다”면서 자신이 실용주의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향후 이 후보는 경제·민생 관련 공약을 추가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곧 발표하게 될 대규모 대대적 주택 공급 정책을 제대로 실현하면 지금 국민이 고통받는 주택 문제, 부동산 문제, 불로소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 일정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대적 공급 정책 언급을 두고 “조만간 과정이나 내용 말할 기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국회의원만의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정치가 되도록 하겠다”며 “무책임한 폭로와 막말을 하는 국회를 바꾸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도 민생 법안 처리에는 소극적이었던 점을 지적하며 “물론 협상하고 타협해야 한다. 하지만 민생법안은 (야당이) 발목을 잡더라도 신속하게 해내겠다”며 “우리 안에 남아있는 기득권을 혁파하고 정치개혁·정당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선대위 쇄신에 돌입해 인선을 진행 중인 이 후보가 민생법안 처리를 앞세워 여당 후보로서 당내 권한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3박4일간의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광주·전남 순회 마지막날 일정을 소화했다. 선대위 회의를 마친 뒤에는 조선대를 찾아 학생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후보는 “‘이재명은 시작하면 끝장을 본다’는 말 때문에 ‘성과를 낸다’는 평가와 ‘무섭다. 위험하다’는 평가를 함께 받게 된 것 같다”며 “저는 나쁜 일을 하지 않는다. 철저히 준비해 나쁜 경우가 발생해도 도움이 되는 상태라고 확신되면 일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필요하다. 하지만 ‘내가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그런 우려를 걷어내고, 필요하면 보완장치를 두는 과정을 거쳐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사망한 전두환씨 미납 추징금에 대해서는 “추징금을 공적 채무로 보고, 그 책임을 상속한다는 개념만 확인되면 소급입법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및 관계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뒤 오후 전남 영광 터미널시장을 방문했다. 영광을 고향으로 둔 경선 경쟁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후보는 즉석 연설을 통해 “영광이 낳은 정치 거물 이낙연 전 대표님을 제가 잘 모시고, 유능한 민주당으로 더 새로운 정부로, 더 나아진 대한민국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윤승민·광주·영광|탁지영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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