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인증' 치고나간 네이버..카·토·페·뱅 "게 섰거라"
토스·뱅셀·카카오도 후발주자 참여..12월부터 본격 영업
여러 인증서 동시 적용할 가능성↑..소비자 신뢰가 관건
당장 돈은 안돼.."인증 시장 주도권 싸움 치열"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다음 달부터 본격화되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인증 시장을 두고 네이버, NHN페이코, 카카오, 토스, 뱅크샐러드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네이버가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약 80%에 인증 서비스를 제공한 가운데 NHN페이코, 토스가 부지런히 뒤쫓고 있다. 카카오, 뱅크샐러드도 전자서명인증사업자를 획득하고 본격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당장 수수료 수익이 기대되지는 않지만, 공공기관·민간 부문으로 점차 확대되는 인증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선점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네이버, 사업자 80%에 인증서 제공…페이코도 10여곳 확보
29일 네이버에 따르면 현재 마이데이터 본허가 및 예비허가를 획득한 60여곳의 사업자 중에 40개 이상이 네이버 인증서를 도입하기로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나은행, 현대카드, 보맵 등 은행을 비롯해 금융투자, 카드, 핀테크 등 다양한 업권의 선택을 받았다”며 “서비스 안전성, 금융 보안성, 도입 및 이용자 편의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적극적인 제휴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개인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가 핵심으로 꼽히는 마이데이터는 내년 1월 1일부터 기존 스크래핑 방식으로 정보를 긁어오는 것은 금지되고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사용이 의무화된다. 이에 앞서 오는 12월부터도 기능적합성 심사를 통과하고, 보안 취약점 점검을 완료하는 등 준비가 되는 업체들은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통합인증`이 필수적인데, 이 수단으로는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인정을 받은 민간 인증서와 공동인증서만 허용된다. 사업자는 민간 인증서를 최소 1개 이상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만큼 인증 사업자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됐다.
가장 먼저 금융보안원의 법적요건 심사를 거쳐 통합인증 참여기관으로 확정한 NHN페이코도 신한은행,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을 포함한 10개의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계약을 완료했다.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자 및 중계기관 68곳과도 연동 단계를 진행 중이다.
NHN페이코 관계자는 “빠르게 움직여 제일 먼저 라이선스를 딴 이점을 활용하면서 관련 영업 쪽에도 힘을 실어줬다”며 “최근에도 1~2군데 사업자와 계약을 맺었고 추가적으로 다른 사업자들과도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셀·카카오도 후발주자 참여…“인증시장 새로운 먹거리”
토스, 뱅크샐러드, 카카오는 최근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지위를 획득했다. 토스는 KB카드·NH투자증권·광주은행 등 8개 사업자에 인증서를 제공하기로 했고, 카카오와 뱅크샐러드도 일단 자사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인증 서비스를 적용한 이후 외부 영업에 나설 방침이다.
토스 관계자는 “12월 이후 마이데이터 서비스 오픈을 목표하고 있는 기관의 경우, 일정이 너무 촉박하니 일단은 금융인증서로 오픈하고 서비스가 안정화된 뒤 민간 인증서 수단을 추가하자는 접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단계에서 고객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도록 사업자들이 여러 개의 민간 인증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후발주자들에게도 충분한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인증서에 대한 표준화가 이미 이뤄져 있어 연동은 어렵지 않다. 연초 연말정산 시범사업에 5개의 민간 인증서가 들어간 것처럼 마이데이터 사업자들도 여러 인증서 모델을 채택할 수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간 검증을 받고 신뢰를 쌓은 인증서를 선택하려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점에서 28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나 네이버(2200만명), 토스(2300만명) 등이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당장 회사의 수익에는 별 도움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인증 시장은 참여 업체들이 최소 1년간 프로모션 기간을 가져갈 예정이라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다”라면서 “인증시장에서 미리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경쟁으로 보면 된다. 플랫폼 전성시대 인증시장도 같이 따라서 커질 수 밖에 없기에 IT기업들에게 인증시장은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전자서명 시장 규모는 7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말부터 사설 인증시장이 본격 개화되면서 수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후섭 (dlgntjq@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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