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값 꺾였다"..삼성·LG, 사업철수 시기 앞당긴다

배진솔 2021. 11. 2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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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가격, 7월 정점 후 폭락..모든 크기대 내림세
위드 코로나로 글로벌 TV 수요 감소..공급과잉까지
삼성, 천안 아산 L8-2라인 철수 시작..OLED 전환
LG, 국내 TV 패널 물량 IT로 전환 중..25% 감축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지난해부터 급상승하기 시작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한 차례 LCD 사업철수를 철회하고 연장을 결정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는 LCD패널 하락세에 예정보다 시기를 앞당겨 사업을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LCD 가격, 7월 정점 이후 4개월 연속 내리막

29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한차례 철회했던 LCD사업철수 시기를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수혜로 글로벌TV 수요가 증가하면서 함께 오르던 LCD 패널 가격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 LCD 사업을 완전 철수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국내 TV용 LCD 사업의 종료 시점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LCD가격 하락세에 철수 시점을 예상보다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LCD패널은 지난해 중순부터 1년 가까이 오름세를 보이다가 지난 7월 정점에 도달한 후 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LCD 패널가격은 지난달 월간 22%가량 폭락한 데 이어 이달 하반기에 2~3% 하락했다. 지난 7월 228달러였던 LCD TV 패널 가격(55인치)은 이달 130달러까지 떨어졌다. 하락폭이 42%에 달한다. △50인치(마이너스(-) 7.3%) △55인치(-6.7%) △65인치(-4.0%) △75인치(-2.9%) 등 모든 크기대 패널에서 각각 가격이 내림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이런 가격 하락 추세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TV용 LCD 패널 가격 하락 원인은 최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단계로 넘어가면서 글로벌 TV 수요가 줄어들면서 세트업체의 재고 조정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하반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1억1164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12.4% 줄었다. 특히 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생산량을 오히려 늘리면서 공급 과잉 현상에 따른 가격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BOE와 HKC, CSOT 등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원가 이하로 LC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 “내년 상반기 철수” vs LG “탄력적 운영”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가격 하락세에 발 빠르게 전략 수정에 나섰다. 애초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까지 국내와 중국 7·8세대 LCD 라인을 모두 정리하고 LCD사업을 철수할 예정이었다. 중국 쑤저우(蘇州)에 있는 8세대 LCD 생산라인은 이미 중국 TCL CSOT에 매각한 상황이다. 현재 7·8세대 대형 LCD 라인 중 충남 아산캠퍼스 내 L8-2만 가동 중이다.

최근엔 충남 아산캠퍼스 내 LCD 생산라인으로 사용했던 L8-1 내 설비 공간을 철거하고 있다. 이 공간은 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라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7세대 라인인 L7-1은 지난 2016년 가동을 중단해 6세대 OLED 라인으로 전환했고 L7-2는 지난 1분기 가동을 중단해 6세대 OLED 라인으로 전환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남은 L8-2라인도 내년 상반기까진 완전 철수해 하반기엔 8세대 OLED 라인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TV용 LCD 패널 생산라인을 철수할 계획이지만 이를 수정하고 생산을 연장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추가 자원 투입 없이 현재 설비를 활용해 연장 생산을 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TV패널 물량의 상당 부분을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 등 전자기기(IT)용 물량으로 전환하면서 점차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LCD는 8세대 패널 기준으로 2018년 말 대비 캐파(생산능력)가 25% 감축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LCD사업의 완전 철수가 아닌 중국 광저우 공장을 메인 TV LCD 생산 공장으로 운영하며 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LCD 판매가격이 오르면서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사업 철수 시점을 뒤로 미뤄 클로징시점(철수시점)을 정하지 못했다”며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살펴보며 사업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 (사진=LG디스플레이)

배진솔 (sincer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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