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중금리대출 비중 목표 달성 어려울 듯..중·저신용자 돈 빌리기 더 힘들어진다

박효재 기자 2021. 11. 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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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인터넷은행들이 중금리대출을 늘리는데 사활을 걸고 있지만 금융당국에 약속한 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29일 각 인터넷은행 집계를 종합하면 지난달 말까지 카카오뱅크(카뱅)는 연간 누적 1조1727억원, 케이뱅크는 4650억원의 중금리대출을 공급했다. 3분기 말 기준 가계 신용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카뱅이 13.4%, 케이뱅크는 13.7%를 기록했다. 두 은행의 목표치인 20.8%, 21.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 연말까지 목표달성이 어려운 수준이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만 카뱅과 케이뱅크 각각 1조4000억원, 5000억원 규모의 신규 중금리대출을 취급해야 한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취급한 대출 공급량보다 많은 수치다. 이마저도 고신용자 대상 대출은 취급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가능하다. 이에 따라 카뱅은 지난달부터 연말까지 전·월세 대출을 제외한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했다. 케이뱅크도 고신용 고객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 신규 취급 및 증액 신청을 연말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올해 출범한 토스뱅크는 당국에 제시한 목표치 34.9% 달성에 이미 실패했다. 대출영업 개시 9일 만인 지난달 14일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묶이면서 신규 대출 취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중단 시점 토스뱅크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33%였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을 중단하거나 한도를 줄이면서 인터넷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쏠린 ‘풍선효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취급량 자체가 늘면서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중금리대출 규모 역시 대폭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 대출이 막힌 고신용자들이 인터넷은행으로 몰린 데다, 중저신용자 대비 많은 대출금을 받아가면서 한도도 빨리 줄어들었다”면서 “얼마 남지 않은 한도 내에서 중금리대출 비중을 맞춰야 하는데 자체 신용평가모델(CSS)에 부합하지 않는 저신용자들까지 받게 되면 리스크가 급증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에서는 대출을 중단하거나 금리를 올리는 추세가 뚜렷해 중·저신용자들의 돈 빌리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당국에 제시한 가계대출 총량을 초과한 것으로 알려진 새마을금고는 이날부터 전 금고에서 주택구입 자금대출과 분양주택 잔금대출 등 가계대출 상품 4종의 판매를 중단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카드업계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해 카드론 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것도 중·저신용자 차주들에게는 부담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7개 전업카드사와 NH농협은행 등 8개 카드업체 중 6개사의 신규 카드론 평균금리가 2개월 전보다 0.04~0.6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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