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李 친조카가 사건 저질렀으니 대통령 부적합? 이런 연좌제가 어디 있나"

"변호사는 흉악범죄라도 수임하면 최선 다해야"
성일종 "인권변호사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 삶"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과거 ‘모녀 살인사건’을 저지른 친조카의 변호를 맡아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을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와 친조카 사건 연결은 연좌제”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2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조카의 살인 사건을 변호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지만, 그 조카의 집안 형편이 다른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할 만한 형편이 못 됐고, 그런 살인 사건을 누가 왈칵 수임하겠다고 하는 변호사도 마땅치 않은 판에 본인이 변호사였기 때문에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이 후보를 엄호했다.

이어 “변호사는 흉악한 범죄라도 사건의 의뢰가 왔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수임해서 최선을 다해 변호하는 것이 변호사의 기본 임무”라며 “만약 그것을 거부한다거나, 충실하게 변호하지 않는다면 그거야말로 배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가지고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고 하는 건 과하다”며 “오히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자질과 역량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현격히 부족하다고 하는 점이 지금 확인되고 있다”고 비난의 화살을 윤 후보 쪽으로 돌렸다.

이에 함께 출연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의 조카 변호에 대해 “일반 변호사거나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면 저도 동의를 할 수 있지만,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을 대표하고 국가의 격을 나타내는 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친조카라서 문제가 크게 보이는 것이고, 이게 또 중학교 때 국제마피아 조직 이렇게 연결돼 변호사가 그러면 없느냐, 국선 변호사가 있어서 얼마든지 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2018년에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이 났을 때 이 후보께서 ‘정신질환에 의한 감형에 분노한다’고 했는데 이 사건 하나 맡은 게 아니라 또 다른 (살인) 사건도 변호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사건의 파장이 굉장히 큰 것이고, 과연 국가 지도자로서 비슷한 사건을 바라볼 때 동일한 철학적 기준을 갖고 보는가(비판을 받고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권변호사라고 주장하면서 폭력과 연관된 살인 사건을 변호한 것은 본인의 삶과 대통령을 해야 하는 사람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의 비난이 큰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2018년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때 범인 김성수가 우울증 진단서 등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심신 미약을 이유로 감형해주면 안 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 후보는 당시 SNS에서 “국민들은 ‘정신질환 감형’에 분노한다”는 내용의 글을 남긴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연합뉴스

이 후보는 두 건의 살인 사건 변호를 맡은 것으로 알려져 최근 논란이 됐다. 이 후보의 조카 김모씨는 2006년 5월 서울시 강동구에서 헤어진 전 여자친구 A씨와 그의 어머니를 각각 19회, 18회씩 찔러 살해했고, 당시 A씨의 부친은 사건 당시 아파트 5층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이 후보는 이 사건의 1·2심 변호를 맡으며 ‘충동 조절 능력 저하로 심심미약 상태에 있었다’며 감형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007년 2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후 이 후보는 2007년 8월 성남시 수정구에서 가해자 이모씨가 결별을 통보한 여성 B씨를 살해한 사건 변호를 김모 변호사와 함께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이씨가 피해자 B씨에게 4년 동거하는 동안 생활비 명목으로 100만원씩 지급해온 돈 등을 돌려달라는 요구에 B씨가 응하지 않자 26cm의 흉기와 농약을 준비해 위협한 사건이다. 이씨는 딸들 앞에서 농약을 마시라고 강요했고, B씨가 이를 거부하자 흉기로 B씨를 8차례 찔러 살해했다. 1심은 이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후 이씨와 검찰 모두 항소했으나 2심에서 항소 기각돼 원심이 확정됐다. 이씨는 2심에서는 국선변호인을 변호인으로 골랐다. 

다만 이 후보 측은 ‘성남 수정구 살인사건’ 변호 관련해 “당시 변호사 사무실에서 수임한 모든 사건은 2명의 변호인의 이름을 올렸기 때문에 이 후보는 당시 해당 사건에 서류상으로 이름만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 후보는 당시 배석을 같이 했던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