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부터 치킨까지'..세계 곳곳서 크리스마스 공급난 우려
트리부터 와인까지 공급망 악화 직격탄 맞아
일본에선 '크리스마스 치킨' 부족 우려도 제기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올해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설렘보다 걱정이 앞서고 있다. 아이들 선물부터 크리스마스 트리, 흥취를 돋울 와인에 이르기까지 공급난으로 물량 조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인력난에 트리·와인 조달도 힘들듯
28일(이하 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크리스마스 트리 협회(ACTA·American Christmas Tree Association)는 공급망 문제로 인조 크리스마스 트리의 운송비가 지난해에 비해 4배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중국산 인조 트리의 경우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미국 서부 항구에 물량을 하역할 수 없게 되면서 파나마 운하를 통해 동부 항구에 재선적해야 해 배송시간이 2배로 든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용되는 원목도 운송비 상승과 대규모 산불 등의 영향으로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9400만가구가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었다. 이 중 85%는 인조 트리였고 15%는 실제 나무를 활용했다. 인조 트리는 예년보다 80%의 비용이 더 들 수 있고, 원목 트리를 세우려고 할 경우도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가디언은 예상했다.
CNN은 지난 25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영국에서 와인 등 술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트럭 운전사 등 운송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제 3국 출신이 주류를 이루던 운·배송 부문에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영국 와인·주류조합(WTSA)은 최근 그랜트 샙스 영국 교통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운전기사 부족은 우리 기업들에 긴급한 문제이며, 크리스마스 전 이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 의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영국 성인의 54%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에는 공급망 악화로 어린이들의 크리스마스 선물인 장난감이 제때 도착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바 있다. 전 세계 장남감의 80%를 생산하는 중국에서 생산된 완제품이 미국, 유럽 등으로 원활하게 배송되지 않고 있어서다. 중국 내 물류망이 정상 가동되지 않을뿐더러 미국 등은 항구에 컨테이너가 쌓여 더이상 새로운 물건을 받을 수 없는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日서는 ‘크리스마스 치킨’ 부족 우려도
일본에서는 크리스마스 인기 메뉴인 치킨(닭튀김)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요 닭고기 생산국 중 하나인 태국의 공장 폐쇄 탓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 등의 일본 편의점에서 치킨 물량이 바닥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세븐일레븐측은 “태국발 공급 차질로 지난 9월 말부터 일본 일부 지역에서 치킨 판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부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도 아직 완전한 판매 재개 일정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부 소비자들은 소셜미디어에 패밀리마트의 간판 메뉴인 ‘패미치키’를 찾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한탄하기도 했다.
일본의 레스토랑 체인 사이제리야는 ‘카라미 치킨’에 제공되던 닭날개 양을 기존 5개에서 4개로 줄였다.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이른바 ‘크리스마스 치킨’ 부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크리스마스에 한 끼 정도는 치킨을 먹는 관습이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KFC 재팬은 크리스마스 이브 매출이 연중 가장 높으며, 연평균대비 10배 정도 바쁘다.
이에 KFC 재팬 관계자는 “1년 전부터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일본) 양계장에서 닭을 조달하기 때문에 공급이나 가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앞서 추수감사절을 맞아 인력난 등으로 칠면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칠면조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칠면조 등 음식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5% 올랐다고 밝혔다. 칠면조만 볼 때 최근 2년 간 13.2%가 올랐다 인력 부족, 사료 및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칠면조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장영은 (bluerai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방탄소년단 콘서트 어땠냐고? 눈물범벅 됐어요" [BTS LA 현장]
- [단독]`수도권 공화국` 안돼…매년 1월29일 국가균형발전의 날 지정
- 낙상사고 의혹에 직접 나선 김혜경..."김건희 등판도 머지않아"
- 정부 "수도권 사적모임 축소, 방역패스 적용 확대 '의견 수렴'"
- (영상)여의도 더현대 서울 천장 붕괴 '3명 경상'
- '스토킹 살해' 김병찬, 눈 감고 '죄송'만 11번…"신고당해 보복살인"(종...
- '할리우드 악동' 린제이 로한, 은행 부사장 연인과 2년 열애 끝 결혼
- 윤석열은 김종인 없이 이재명을 이길수 있을까?
- "2칸 가로주차 좀 했다고 민원? 성질나네, 차 못 빼줘요"
- 건축사 자격시험 모범 답안 빼돌려 '합격'…일당 3명 징역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