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청년 남녀, 기성세대와 싸워야..할당제는 필요"(종합)

정진형 2021. 11. 29. 15:4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광주 대학생과 대화서 "기회가 적으니 성별 갈등"
"복지 '퍼주기'공격에 청년들 동의 납득 안 되더라"
성소수자 "성적 취향 타고 나는 것…차별 말아야"
"내가 무섭다는데 난 나쁜 일 안 한다…약속 지켜"

[광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학교 사회과학대 강당에서 정치외교학과 초정으로 ‘청년 대학생들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9. photo@newsis.com


[서울·광주=뉴시스]정진형 여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9일 청년층 젠더 갈등과 관련, "사실 청년세대는 남녀를 갈라 싸울 게 아니라 힘을 합쳐서 기성세대와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 조선대학교 강당에서 열린 '광주 대학생과의 대화'에서 젠더 갈등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하며 "왜 둥지가 이렇게 적냐, 둥지를 키우고 넓히라. 왜 우리가 둥지 안에서 서로 밀어내 죽이지 않으면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느냐. 이 환경을 바꾸자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회가 적다 보니까 이 적은 기회를 놓고 갈등을 하게 돼 마치 오징어 게임처럼 누군가 죽어야 내가 사니까 편을 먹기 시작한 것. 안타깝게 그게 성별 편을 먹어서 갈등하게 된 게 현재 이 슬픈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성세대인) 우리가 고쳐야 될 일이고 의무였는데 이걸 못해서 결국 작은 웅덩이 안에서 바글바글하면서 누군가 밀려나 죽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상황을 만든 기성세대 책임이 너무 크다"며 "그래서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성장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사회 여성들에 대한 성차별은 실제로 현재도 매우 심각하다"며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페미니즘에 대해선 "고쳐나가기 위한 운동도 있는 것이고 운동하는 사람도 있다. 그 자체는 존중받아야 하고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우리 사회가 그렇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옳은 정책이라고 해서 모든 부분에 반드시 옳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성 청년들이 할당제를 여성을 위한 정책이라며 폐지하라고 주장하는데 실제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냥 성(性) 할당제였다"며 "여성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특정 성이 70% 이상 못 넘도록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었다. 청년 남성이 혜택을 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역할당제, 또는 연령, 성 할당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학교 사회과학대 강당에서 정치외교학과 초정으로 ‘청년 대학생들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9. photo@newsis.com

자신이 추진했던 청년 기본소득을 거론하며 "자기실현도 하고 아르바이트 시간도 줄이고 책이라도 사보고 여행이라도 한 번 가보고 잠깐 휴학이라도 할 수 있게, 라면이라도 사먹게 할 수 있는 비용을 국가가 지급하는 게 낭비인가"라며 "이것도 생각해야 된다"고 화두를 던지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효율적으로 잘 집행되면 같은 돈도 훨씬 효율적이고, 가치가 클 수 있다"며 "젊은 20대에게 (주는) 100만원하고 나중에 성공해서 40대에게 100만원하고는 완전 다르다"고 어필했다.

이 후보는 나아가 "청년들에 대한 복지정책 얘기하면 (상대방이) 청년 환심을 사려고 퍼주기한다고 공격하면 청년들이 동의하던데 전 좀 납득 안 된다"며 "물론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 고통에 공감하는 게 아니라 내 표를 뺏어가려고 하는 거구나'하는 이런 불신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또 "어떤 분이 탄소감축 목표를 줄이자고 얘기한 분이 있는데 혹시 아느냐"며 "그러면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당하고 대원군이 되는 것이다. 우린 탄소 부담금 안 낼테니 마음대로 하라 하고 문 닫고 그 안에서 죽는 것"이라며 에둘러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한 수학교육과 학생이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참여 제한에 대해 질문하자 "나도 정치적 중립 때문에 엄청나게 수사를 받았다. 하다못해 밤에 자다가 내 익명 계정으로 누굴 응원하고, 누구 싫다, 이재명이 좋다고 쓰는 것도 현재 불법이다. 말이 되느냐"며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 침해"라고 했다.

만 18세 투표권 확대에 맞춰 피선거권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합리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나이면 웬만하면 투표도 허용하고 정치활동은 그보다 더 낮게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유럽에선 중학생정도부터 정치활동 자유를 허용해 그레타 툰베리 같은 세계적 활동가도 나타나는 것"이라고 호응했다.

[광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학교 사회과학대 강당에서 정치외교학과 초정으로 ‘청년 대학생들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9. photo@newsis.com

성소수자 차별 문제와 관련해선 "내가 이해하기로는 원래 있는 것이지 누가 일부러 선택한 게 아니다"라며 "성적 취향도 타고나는 대로 있는 것인데 이를 이유로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니냐. 이 정도가 현재의 합의 수준으로 적정하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앞서 인사말을 통해선 자신의 강성 이미지를 의식한 듯 "좋은 측면은 '추진력 있다, 실행력 있다, 성과 있다, 언행일치'란 평가를 받는 건 좋았는데 다른 한편으로 '한번 결정하면 안 돌아선다. 이 때문에 두렵다, 또는 무섭다,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며 "나는 나쁜 일은 하지 않는다. 모두가 공감가는 일을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는 "철저히 준비해서, 가능한 모든 경우를 다 체크한 다음 가장 나쁜 경우가 발생해도 문제가 없고 도움이 되는, 즉 '플러스' 되는 상태라고 확신하면 그때 시작한다"며 "준비는 철저하게, 그러나 결정하면 집행은 신속하게 해서 성과를 내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살을 기성 정치권으로 돌려 "진짜 말만 한다"며 "약속 안 지키는 것을 우습게 안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선거 때 공약 다 지키면 나라 다 망한다', 유명한 정치인이 한 말이다. 물론 우리 반대쪽에 있는 분이다. '선거땐 무슨 말을 못하나' 이 역시 공식적으로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이모박이라고 있다"면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에둘러 거론했고 청중 사이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러면서 "나는 '이재명은 일은 잘 한다'란 말을 최근까지 들었다. 다른 건 못한다는 뜻일 것"이라며 "내 목표는 '(이재명은) 일도 잘 한다'로 바꾸는 것이었는데 최근엔 '일 잘 해'까지는 온 것 같다. 앞으로 '일도 잘 해'로 바꾸면 내가 좋은 결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노력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yeodj@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