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조업 코로나 부정적 영향 크고 회복도 지연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크게 위축됐던 부산 제조업이 올들어 기저효과, 백신 보급, 세계경기 회복 등에 의해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전국의 제조업 증가세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산업구조 개편 지속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부산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는 29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코로나19의 부산 제조업 영향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 제조업 생산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5월 저점을 기록한 후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국 증가세에는 못 미치는 모습이다. 전국은 전자부품, 의료·정밀·광학 등 고부가가치 산업이 제조업 회복을 주도하고 있지만 부산은 ICT(정보통신기술)산업군 비중이 낮아 전국에 비해 회복이 상대적으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주요 산업별 영향은 다음과 같다.

기계장비분야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전방산업 부진으로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연속 생산지수가 감소했다. 수출도 감소하는 모습이다. 부산은 기계산업의 최대 수출품목인 원동기·펌프, 기계요소 등의 수출이 감소했다. 전국은 원동기·펌프, 기계요소 등의 수출 감소에도 광학기기, 반도체 제조용 장비,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 등의 수출이 증가하며 부산과 비교해 회복세가 큰 차이가 나고 있다.

자동차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해 5월 생산지수가 전년 동월대비 49.4% 감소하는 등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올들어 수출이 크게 상승하는 등 회복하는 모습이다. 부산 자동차산업은 지난해 코로나19와 르노삼성자동차 닛산 로그 위탁생산 중단이 맞물리며 전국에 비해 부진이 더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은 지난해 급격한 수요 감소를 보이며 생산이 크게 감소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각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산업 회복으로 생산 감소폭이 서서히 줄어드는 모습이다. 전국과 비교하면 부산의 철강산업 생산지수 감소폭이 더 컸으나 수출은 전국대비 감소폭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요산업과 건설경기 회복 등으로 생산과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금속가공은 코로나19로 인한 대내외 수요 감소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 금속가공산업은 조선 및 건설 업황 개선 전망에도 발전·플랜트 관련 수요 회복 지연, 철강재 수급난 등 제약 요인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조선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주가 감소한 상황에서 2019년 기 수주된 물량도 적어 전국과 부산의 조선산업 생산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국내 조선업은 지난해 10월 이후 글로벌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가 가능한 대형 조선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주가 크게 확대됐다. 부산도 주요 조선업체인 대선조선의 지난 8월 누계 신규수주가 18건으로 지역 조선기자재 산업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11월 중소벤처기업부의 '부산 암모니아 친환경에너지 규제자유특구' 신규 지정으로 지역 조선기자재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정 경제동향분석위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역 제조업체 대부분이 매출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계기업 등의 현황 파악과 지원책 마련, 친환경 자동차·선박 등 환경친화형 산업구조 전환 가속화에 대응한 기술고도화 촉진, 지역 주력 제조업 서비스화를 통한 제조서비스업 융합으로 신시장 창출,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 신수출산업 발굴과 육성 등을 정책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 분석위원은 "전통 제조업 중심의 산업 분포와 기업의 영세성 등으로 위기 발생 시 부산 제조업은 전국에 비해 부정적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산업구조 개편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