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 'API' 입장차.. 마이데이터사업 '반쪽' 위기

정선형 기자 2021. 11. 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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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1일 정식 출범을 앞두고 12월 1일부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의 시범서비스가 시작된다.

개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금융상품이 출시돼 금융혁신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금융업권 간 접근 전략 차이로 호환성이 중시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작부터 반쪽짜리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한 본인신용정보 관리업 허가를 받은 업체는 총 53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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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I’ 구축 시기 놓고 온도차

은행 ‘속도전’·非은행 ‘미온적’

내년 1월 본격 서비스 앞두고

정보 제공때 호환성 부족 우려

내년 1월 1일 정식 출범을 앞두고 12월 1일부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의 시범서비스가 시작된다. 개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금융상품이 출시돼 금융혁신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금융업권 간 접근 전략 차이로 호환성이 중시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작부터 반쪽짜리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한 본인신용정보 관리업 허가를 받은 업체는 총 53곳이다. 이 중 약 30여 곳만 12월 중 마이데이터 사업에 필요한 시스템인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API는 데이터 간 형식을 맞춰 호환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데 허가 업체 전체에 API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는 관련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 자칫 예정대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API구축 속도의 차이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바라보는 업권 간의 온도차 때문이다. 은행권은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을 유지할 수 있다며 신사업 유치에 사활을 거는 반면 보험·카드 업계에서는 섣불리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했다가 투자비용만 날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보험·카드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발표될 당시에는 신규 사업에 대한 기대가 많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차별화가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사업의 불확실성을 문제삼으며 “사업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 본 뒤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무정보제공기관에 해당하는 보험회사가 마이데이터 시스템 구축에 느린 걸음을 보이면서 마이데이터 도입을 통한 금융혁신도 제한을 받고 있다. 의무정보제공기관은 고객이 정보 전송을 요구하면 해당 정보를 검증하고 개인신용정보를 전송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기관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금융위에서 허가를 받은 보험사는 교보생명과 KB손해보험 2곳 뿐이다. 허가와 상관없이 마이데이터 사업의 테스트에는 업체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데, 그마저도 대형 보험사의 참여가 저조하다. 빅4로 불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중 최근 3사만이 테스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은 시범 서비스 시행에 맞춰 다른 업종보다 특화된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 유치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IBK기업·광주·전북·대구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았다. 금융보안원의 기능적합성 심사를 마친 은행들은 현재 비공개로 베타 테스트 등을 진행하는 등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관건은 차별화 여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이 내놓을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대부분이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며 “얼마나 차별화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경쟁은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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