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G> 경찰을 대신하는 슈퍼히어로?
[EBS 뉴스G]
경찰에 대한 신뢰가 낮은 러시아에서는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서 망신을 주는 청년단체가 있다고 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슈퍼히어로 같은 일을 하는 건데 폭력사태로 번지는 일이 많아 말썽입니다.
뉴스G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며칠 전 러시아 모스크바.
늦은 밤, 한 청년이 카메라와 함께 공원 속으로 걸어 들어 갑니다.
그곳에는 술병이 널부러져 있고 젊은이들이 여전히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
이 청년을 알아 본 본 취객들은 잠시 실랑이를 벌이더니 결국 자리를 떠나기로 합니다.
이 청년은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인데요, '사자의 반격'이라고 불리는 청년 자치단체로러시아에서는 이미 유명 인사입니다.
이들이 십대 청소년이었던 2014년 청소년 사회 운동으로 시작했는데요, 공원이나 광장, 기차역 등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방식으로 '반격'합니다.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것이죠.
그리고 많은 모스크바 시민들이 이들을 '슈퍼히어로'처럼 여기며 도움을 요청하고 지지합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정부 지원금을 받기도 했고 채널에는 광고를 올릴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최근에는 인종차별 주의자들을 상대하는가 하면 권총을 든 네오 나치주의자들과 맞서는 등 '일탈을 막는 수준'에서 벗어나 '정의를 구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요,
때로는 그 상대가 술에 취한 군인이나 경찰이 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상황이 악화돼 위험에 처하기도 하죠.
몇 달 전 술에 취한 채로 항의를 하던 한 남성이 갑자기 쇠사슬로 공격하기도 했고 총을 꺼내 들어 위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자의 반격'이 가는 현장에는 욕설과 몸싸움이 난무하다가 결국 폭력으로 번지다 보니 우려하는 시선 또한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들의 행동은 법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나태하고 부정을 저지르는 경찰에 역할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이 청년들의 행동을 비판하기 쉽지 않다는 분위기입니다.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폭력'이 허용될 수 있는가.
경찰이 정직하게 역할을 다하지 않을 때, 사회 가치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러시아 사회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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