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안 된다면.. 카드사, 개인 사업자 확보 총력전

유진우 기자 2021. 11. 2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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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전반에 걸쳐 직장인이 신용 대출을 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이달 들어 급격하게 개인 사업자 특화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직장인 대출 수요가 카드사에서 빠져나갈 움직임을 보이자 자금 융통 측면에서 일반 직장인들보다 자유롭고, 운용 규모도 큰 개인 사업자들이 다시 카드업계에서 떠오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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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전반에 걸쳐 직장인이 신용 대출을 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이달 들어 급격하게 개인 사업자 특화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내내 카드론(장기 카드 대출)을 통해 카드사 수익을 지탱해주던 직장인 이탈을 대비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개인 사업자용 신용카드는 세금 계산서를 무료로 발행해주거나, 부가세 신고를 대신 해줘 세무에 골치를 앓는 개인 사업자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어느 카드사에서 발급받아도 혜택이 고만고만해 딱히 변별력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직장인 대출 수요가 카드사에서 빠져나갈 움직임을 보이자 자금 융통 측면에서 일반 직장인들보다 자유롭고, 운용 규모도 큰 개인 사업자들이 다시 카드업계에서 떠오르는 분위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열흘 사이 주요 전업 카드사에서 새로 선보인 개인 사업자 카드는 모두 세 종류다. 가장 대대적으로 손을 댄 곳은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지난 25일 개인 사업자 카드를 업종별로 구분해 완전히 뜯어고친 ‘현대카드 마이 비즈니스(MY BUSINESS)’를 공개했다. 현대카드는 마이 비즈니스 카드 상품을 2009년 선보인 이후 12년째 운영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15종류로 다시 정돈해서 내놨다.

그래픽=이은현

이 카드들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업자에게는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 서비스업 사업자에게는 통신비나 손해보험 부문에서,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에게는 온라인 쇼핑 영역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4대 보험이나 전기·가스요금은 어떤 상품으로 결제하든 특별 적립·할인 혜택이 제공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직접 정제한 매장 이용자 분석 데이터도 제공하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이용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23일에는 삼성카드가 개인 사업자 전용 카드 ‘코퍼레이트(CORPORATE) #7 모어(MORE)’ 카드를 선보였다. 이 카드는 개인 사업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유선전화·인터넷 요금, 국내 골프장, 백화점에서 추가 적립 혜택을 준다. 우리카드도 같은 날 개인사업자 전용 카드 ‘비스킷(Biz KIT)’ 카드를 내놨다. 이 카드는 렌탈이나 정기결제 부문에서 5%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경영관리 시스템, 가맹점 리뷰 통합 관리 같은 서비스도 제공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주요 카드사들이 연 이틀 간격으로 유사한 상품을 줄지어 내놓는 것에 대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개발원 관계자는 “정부가 소상공인 관련 지원 정책을 강조하면서 수수료 인하 카드만 내놓고 있는데, 카드사 입장에서는 개인 사업자 상품을 강화하면 초기 사업자나 영세 상인에 대한 실질적인 세무 지원이라는 명분과 새 개인 사업자 이용자 확보라는 실익까지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카드사들은 개인 사업자를 상대로 단순히 카드 상품을 파는 수준에서 그치진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개인 사업자는 기존 신용평가(Credit Bureau) 체계에서 판단을 내릴 정보가 부족한 탓에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 등급을 받아 왔다. 이 때문에 상당수가 직장인 급여 소득자에 비해 대출 금리나 한도 측면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컸다.

카드업계는 개인 사업자 카드 소비 데이터와 가맹점 매출 데이터를 합쳐 개인 사업자에 지금보다 정확한 신용평가를 내리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개인 사업자 대출 시장을 지금보다 더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액은 총 98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대비 1년 동안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폭은 일반 가계대출 증가율(13.1%) 대비 1.6배에 이른다. 그만큼 빠르게 불어나는 시장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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