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정체된 호남 지지율에 '이낙연 역할론' 부상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집토끼 잡기' 전략으로 호남 강행군에 나섰지만, 29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유의미한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 측은 "호남이 지지율 반전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였으나, 일각에선 이 후보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한 지지세를 아직 흡수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발표된 KSOI-TBS(26~27일 조사, 전국 성인 1009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 후보는 광주‧전라 지역 기준 65.6%를 기록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16.8%)보다는 높은 수치이지만, 이 후보의 지지율은 전주(64.4%) 대비 1.2%포인트 소폭 올랐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이내 상승세이다.
해당 여론조사의 조사 기간은 이 후보가 지역 순회 행보의 일환으로 호남을 샅샅이 훑은 때이다. 이 후보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세 번째 일정으로 4박5일간 광주와 전남 내 모든 지역구를 방문했다. 이 후보는 지난 26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를 시작으로 신안·해남을 거쳐 27일 장흥·강진·여수·순천에 갔다. 이날(29일) 광주 방문 일정까지 포함하면 1300km를 이동하며 호남 구애에 나선 것이다.
호남 지지 90% 넘어왔는데, 李는 60%대 정체
이 후보가 호남 지지층 결집에 공을 들인 이유는 지지율 반전을 꾀하려는 행보다.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이미 야권 후보를 크게 압도하는 수준이지만,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확보한 득표율치고는 낮은 편이어서다. 호남은 1997년 15대 대선을 시작으로 매 대선마다 민주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밀어줬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호남에서 90% 넘는 몰표를 받아 당선되기도 했다.
반면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오마이뉴스(22일~26일, 3023명을 대상)에서 이 후보의 광주‧전라 지지율은 60.4%를 기록했다. 같은 날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중앙일보(26~27일, 1020명 대상)에서도 이 후보의 광주‧전라 지지율은 69.0%였다. 이 후보가 "새로운 민주당, 이재명의 민주당"을 기치로 내걸고 공공연하게 호남 구애 작전을 펼쳤는데도 해당 지역에서 지지율 70% 벽을 넘진 못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이 후보 주변에선 이낙연 전 대표의 등판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경선 이후 틀어진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측 지지층의 화학적 결합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이 전 대표의 지원사격이 필요하다는 취지이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시사저널과 만난 자리에서 "이 후보가 호남에서 그리는 그림이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는 상황"이라며 "이 후보가 호남에서 반전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낙연 전 대표의 역할도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낙연 등판 원하는 與…"극적인 타이밍 노릴 수도"
다만 이 전 대표가 이 후보의 호남 일정에 불참하고 지지자들 사이 불협화음도 계속되면서 "원팀이 불안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후보의 호남 일정 마지막 행선지는 이 전 대표의 고향인 전남 영광이었는데, 이 전 대표 측은 "오래전 잡혀있던 충청과 경남 지역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이재명-이낙연의 확실한 결합을 두려워하는 세력이 별의 별 소설을 다 쓴다"며 '원팀이 흔들린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우 의원은 "이 전 대표도 '우리 당의 후보는 이재명이다'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이 전 대표께서도 이 후보를 도울 극적인 타이밍, 효과적인 타이밍을 보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가 지역구인 민형배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전 대표가 호남 일정에 동행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거절한 것은 아니다. 상황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이 후보의 호남 방문 현장 분위기에 대해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쪽에서 경선 때 핵심적으로 활동했던 분들이 다 함께 (현장에) 오셨다"며 "지역 분위기도 이 전 대표와 정 전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이 옮겨오고 있고, 그런 분위기가 앞으로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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