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수교' 온두라스 대선.. 친미-친중 후보 모두 "내가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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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상에 단 15곳밖에 남지 않은 대만 수교국 중 하나인 중미 온두라스에서 28일 치러진 대선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친(親)중국 성향의 야권 후보 시오마라 카스트로가 다수 여론조사에서 선두에 오르자 미·중 패권 경쟁과 직결되는 대만과의 외교 관계에도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력 후보인 카스트로가 중국과의 수교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온두라스는 중국과 대만, 더 나아가 미국 간 패권 경쟁의 최전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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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국민당 vs 野 자유재건당
서로 SNS에 “우리 후보 승리”
최종결과 불복 시위발생 우려
국제사회 대만단교 압박하는 中
외교관계도 대대적 변화 가능성
장서우 기자,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지구 상에 단 15곳밖에 남지 않은 대만 수교국 중 하나인 중미 온두라스에서 28일 치러진 대선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친(親)중국 성향의 야권 후보 시오마라 카스트로가 다수 여론조사에서 선두에 오르자 미·중 패권 경쟁과 직결되는 대만과의 외교 관계에도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현 대통령의 실정을 둘러싼 정치적 분열이 극심한 온두라스에선 이날 개표 결과가 공표되기도 전부터 여야 모두가 승리를 선언하고 나서며 최종 결과에 불복하는 폭력 시위가 예상되는 등 대혼란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5000여 개 투표소에서 대선 투표가 진행됐다. 초기 집계 상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야당인 자유재건당과 여당인 국민당이 모두 트위터를 통해 자당 후보가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온두라스에선 결선 없이 단 한 번의 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얻은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구조다. 이날 수도인 테구시갈파 곳곳의 대다수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길게 줄 서 있는 모습이 목격됐고, 투표율도 4년 전 선거 때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는 등 유권자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이번 대선에는 2006∼2009년 집권한 이후 쿠데타로 축출된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의 부인인 카스트로가 좌파 야당 후보로 나서며 주목받았다. 카스트로는 미국 검찰로부터 마약 범죄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에르난데스 대통령에 대항해 정권 교체를 이뤄 낼 유일한 인물로 여겨지며, 최근 다수 여론조사에서 선두 자리를 지켰다. 그가 당선되면 2009년 이후 12년 만에 좌파 세력이 집권하게 될 뿐만 아니라, 온두라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는 역사가 동시에 쓰인다. 에르난데스가 소속된 우파 여당에선 2014년부터 수도 테구시갈파의 시장으로 재임 중인 기업인 출신의 나스리 아스푸라를 내세워 카스트로를 “위험한 급진주의자”로 만드는 데 선거 운동을 집중해 왔다.
유력 후보인 카스트로가 중국과의 수교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온두라스는 중국과 대만, 더 나아가 미국 간 패권 경쟁의 최전선이 됐다. 2016년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취임 이래 중국은 대만 수교국을 상대로 단교 압박을 가해왔고, 이에 2019년까지 7개국이 무더기로 대만과의 관계를 끊었다. 온두라스마저 중국과 손을 잡으면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입지는 크게 축소될 수 있다. 온두라스 국민당과 오랜 기간 친분을 유지해 온 미국 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이례적으로 대선 직전 국무부 고위 관리를 온두라스에 보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같은 날 대만 집권 민진당은 중국에 협력하는 퇴역 군 장성에 연금 지급을 중단하거나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중국과의 대립에 한층 날을 세웠다.
아울러 미국은 온두라스 내 정치적 불안정이 자국으로의 난민 유입을 급증시킬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17년 대선 당시 대규모 부정선거 시위가 일어난 이후 현재까지 50만 명 이상의 온두라스인들이 자국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고, 이 중 30만9000명이 국경 지역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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