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기적" 방탄소년단, 코로나 아픔 날려버린 '봄날'의 축제(BTS in LA)[종합]

황혜진 2021. 11. 2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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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미국)=뉴스엔 황혜진 기자]

비로소 '봄날'을 맞이했다.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과 팬 아미(ARMY)들이 팬데믹이라는 어둡고 답답했던 터널을 지나 눈을 맞췄다.

방탄소년단은 11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엘에이)를 개최했다.

27일 첫 공연에 이어 다시 한번 관객들과 마주한 방탄소년단은 'ON'(온)으로 이날 공연의 포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ON'은 방탄소년단이 대면 공연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고자 했던 곡이라 의미가 남다른 무대였다.

오프닝 무대를 마무리한 방탄소년단은 "보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제도 말했지만 여러분을 대면하는 것이 꿈처럼 느껴진다"며 "우리는 아미가 정말 보고 싶었다. 오늘 여러분을 보게 돼 정말 행복하다. 마침내 'ON'을 여러분 앞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됐다. 여러분 모두 오늘 공연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마침내 봄날이 우리에게 왔다. 삶은 계속된다"고 기쁨을 표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방탄소년단의 대면 콘서트는 2년 1개월 만에 성사된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2019년 10월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진행한 단독 콘서트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THE FINAL](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더 파이널])'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생중계 형식의 비대면 공연만 이어왔다. 오랫동안 쌓인 그리움과 한을 시원하게 날려버리듯 일곱 멤버들은 스타디움 무대 곳곳을 활기차게 누비며 관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방탄소년단은 'ON'을 필두로 '불타오르네 (FIRE)', '쩔어', 'DNA'(디앤에이), 'Blue & Grey'(블루 앤 그레이), 'Black Swan'(블랙 스완), '피 땀 눈물', 'FAKE LOVE'(페이크 러브), 'Life Goes On'(라이프 고즈 온),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 'Dynamite'(다이너마이트), 'Butter'(버터), 'Airplane pt.2'(에어플레인 파트 투), '뱁새', '병', '잠시', 'Stay'(스테이), 'So What'(쏘 왓), 'Save ME'(세이브 미), 'I'm Fine'(아임 파인), 'IDOL'(아이돌), 'EPILOGUE : Young Forever'(에필로그 : 영 포에버), '봄날',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를 차례로 열창하며 특유의 열정과 긍정, 희망의 에너지를 분출했다. 1회 차 공연보다 긴장감을 내려놓고 무대를 십분 즐기는 모습이었다.

'잠시'가 흘러나올 때는 바퀴가 달린 이동식 무대에 탑승, 원형 스타디움을 한 바퀴 돌며 원거리 아미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갔다. 'Butter' 무대에서는 리믹스 버전 피처링으로 함께했던 미국 가수 메간 디 스탈리온(Megan Thee Stallion)이 예고 없이 등장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날 콘서트는 방탄소년단의 숱한 특장점 중 하나인 끈끈한 팀워크가 돋보이는 무대들의 향연이었다. 단체 무대뿐 아니라 멤버들의 개인, 유닛 무대가 포함됐던 기존 투어들과 달리 일곱 멤버들의 단체 무대로만 채워진 것. 공연자 입장에서는 시간과 체력적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녹록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탁월한 라이브 퍼포먼스 역량을 토대로 이 또한 무리 없이 해냈다.

물량공세도 남달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타디움(준공비 약 50억 달러, 한화 약 5조 9,800억 원)으로 꼽히는 곳에서 진행된 '21세기 팝 아이콘'의 단독 공연인 만큼 초대형 전광판 첨단 장비 및 기술, 라이브 밴드와 함께 이색적인 편곡 무대들이 펼쳐져 생동감을 높였다.

엔딩을 장식한 노래는 지난 7월 발매된 싱글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였다. "Cause we don’t need permission to dance"(우리가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으니까)라는 가사처럼, 2년 만에 열린 대면 콘서트는 관객 누구나 춤출 자유가 있는 성대한 축제 현장과 다름없었다. 드넓은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5만 3,000여 명의 관객(소속사 빅히트 뮤직 집계)들은 공연 내내 자리에서 일어나 공식 응원봉 아미 밤(ARMY BOMB)을 세차게 흔들며 환호했다. 방탄소년단 콘서트 때마다 빠지지 않는, 이른바 '아미 밤 파도타기' 역시 장관이었다.

첫날 공연에서의 리더 RM 말마따나 방탄소년단은 총알(bullet)이었고, 아미들은 그 증거이자 증명(proof)이었다. 비로소 마주한 방탄소년단과 아미는 진정한 'Bulletproof'(방탄의, 빈틈없는)가 됐다.

엔딩에서는 못다 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RM은 "오늘은 마지막 인사를 건네기 힘들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제이홉은 "오늘은 한국어로 해보려고 한다. 아마 4회 공연 중 유일하게 한국어로 소감을 말하는 자리일 것 같다. 이번 LA 콘서트에 정말 전 세계의 많은 아미 분들이 찾아와 주셨다. 그만큼 팬 여러분에게도 굉장히 의미 있는 콘서트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팬데믹 상황 속에서 2년 만에 LA에 와서 소파이 스타디움을 꽉 채운 아미 여러분의 함성을 듣고 응원을 듣고 공연을 하는 게 내 역사에, 내 추억에 너무 큰 한 부분을 차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의미가 굉장히 남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오늘 여기 오신 아미 여러분 정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여러분도 의미 있는 공연이고 우리도 의미 있는 공연이고 결과적으로 이례적인 의미 있는 공연이기도 하니"라며 "오늘 하루가 정말 여러분에게도, 여러분의 인생과 역사, 추억에 중요한 밑줄 한 줄이었으면 좋겠다. 진짜 사랑한다. 여러분 진짜 사랑한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지민은 "오늘 나도 한국말로 하겠다. 왜냐하면 좀 더 디테일하게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데 아직 많이 부족하니까 오늘은 한국말로 하겠다"며 "어제 감정을 많이 전달 못한 것 같은데 여러분을 만나면 꼭 보고 싶었고 그동안 여러분이 기다려오시면서 너무 고생하셨고,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해주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랜만에 여러분을 보니까 이러면 안 되는데 너무 어색하더라. 원래 2년 동안 한국에서 방송하고 무대를 하면 팬들이 없는 채로 카메라만 앞에 두고 공연을 했는데 이번에 여러분이 있으니까 거의 7~8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2년 동안 여러분한테 그렇게 잘해왔다는 생각은 안 드는 것 같다. 그동안 쭉 기다려주셨다는 게 영광이고 감동스러웠다. 감사하다. 오늘은 여러분의 감정을 다 받은 것 같고 너무 행복했다.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항상 감사하고 감사하고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해"라고 덧붙였다.

RM은 영어로 진심을 전했다. 그는 "어제 많이 걱정했고 내 모든 에너지를 소진했다"며 "여러분의 에너지가 내 몸을 움직이게 했다. 여러분이 마법이고 기적이고 이 세상 모든 좋은 단어다. 정말 사랑한다"고 말했다.

정국 역시 영어로 "오랜만에 여러분 앞에서 공연하는 것을 걱정했다"며 "정말 소중한 순간이다. 영원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길 거다. 오늘 공연을 여러분도 즐겼길 바란다. 보라해(사랑한다는 의미의 방탄소년단식 표현)"라고 밝혔다.

진은 "여러분 주위를 한 번 돌아봐 달라. 영화 같지 않나. 난 나와 여러분이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 것이고 부끄러운 일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할 예정이다. 여러분과 같이 인생 영화를 만든다니까 기분이 너무 좋다. 우리의 인생이 끝날 때까지 만들 영화니까 잘 부탁드린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슈가는 "사실 우리 7명한테 이번 공연은 굉장히 큰 도전이었다. 사실 우리가 나이도 들어가고 있고 개인 곡 없이 모두 단체 곡으로 했던 이유는 2년 만에 보는데 여러분이 온전히 우리 7명한테만 집중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생각으로 큐시트부터 장치며 모든 것들을 준비했다. 마음에 드나. 오늘 너무 즐거웠다.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밝혔다.

뷔는 "오늘 한국어로 할 거다. 내가 엄청난 영어를 준비했는데 좀 어려워서 한국말로 하겠다. 진짜 영어 공부해야 하는데 한국 돌아가면 바로 영어 공부하려고 한다"며 "오늘이 두 번째 공연이고 두 번 더하면 한국에 돌아간다. 아무래도 우리가 한국에 있을 때 카메라를 보고 녹화를 떠서 보내고 이런 것들이 지속될 것 같은데 난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여기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그리고 어제 아미 여러분의 함성과 열기, 눈 모든 것들을 엄청나게 느끼고 가는 것 같다. 오늘 꿈에서 한 번 더 콘서트를 하자"며 "정말 사랑하고 보라한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의 2년만 대면 콘서트는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12월 1일, 2일까지 이어진다. 마지막 4회 차 공연은 공식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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