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에 동남아 공장 완전 멈출라..車업계 부품난 우려로 '비상'
코로나19 신종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등장하면서 완성차업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동남아의 차량용 부품 공장들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올해 셧다운을 반복하며 글로벌 공급난이 악화된 가운데 오미크론이 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9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동남아 내 백신 완전 접종자는 전체 인구의 31%에 불과하다. 21%는 1차 등 부분 접종만 완료한 상태이며, 절반에 가까운 48%(약 10억명)가 백신을 단 한 차례도 맞지 않았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구축한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반도체 공장이 자리잡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백신 완전 접종률이 각각 77.7%, 46%를 기록했다. 그나마 다른 동남아 국가 대비 상황이 좋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전 세계 각국으로 침투한 오미크론이 항체를 무력화 할 수 있는 돌연변이가 많은 변이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숙주 세포로 침투하는데 오미크론은 이 스파이크 단백질에 유전자 변이 32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발견된 델타 변이의 약 2배다.
델타 변이는 당초 기존 바이러스 대비 전염력이 높아 전 세계 지배종이 됐는데, 오미크론은 델타보다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파력도 강하고 백신 면역 반응 역시 회피해 돌파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다.
아직까지 말레이시아나 베트남 등에서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시간 문제다. 실제 오미크론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지난 9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확인된 뒤 남아공 77건, 보츠와나 19건 등 약 100건이 확인됐다. 아프리카를 넘어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체코, 네덜란드 등 유럽 각지를 비롯해 홍콩, 이스라엘, 캐나다에도 상륙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필연적으로 미국에 유입될 것"이라고 장담한 상황이다.
완성차업계는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 관계자는 "예전에 델타 변이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사태를 겪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수시로 공급망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급망 대책은 장기적으로 봐야하는데 (코로나) 특성상 단기 대응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지난해처럼 전 세계를 강타하는 수준으로 확산되면 중국·동남아 공장에서 부품 생산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반도체가 문제가 아니라 와이어링하네스 등 다른 부품 공급난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공급난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오미크론보다 약한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이도 전 세계 완성차업계에 치명타를 날렸다. 올해 델타 변이가 동남아에서 창궐하자 말레이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각국은 공장 문을 닫았고, 그 결과 전 세계 반도체 공급난이 악화됐다.
당시 다른 부품 공장들도 가동이 어려워지면서 발생한 공급망 병목 현상이 아직까지도 완성차업계의 부진한 실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반도체가 없어 신차 출고까지 3~8개월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일부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리드타임(발주시 출고까지의 기간)이 1년되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서 오미크론 확산시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병목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급기야 WHO는 동남아 국가들을 상대로 방역 경계를 강화하라고 특별 요청했다. WHO 동남아시아 사무소장인 푸남 케트라팔 싱 국장은 지난 27일 "동남아 내 확진자 수가 줄고 있지만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된다"며 "방역 조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며, 코로나가 확산될수록 바이러스가 변이 기회가 늘어 팬데믹이 더 오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말레이시아는 이에 남아공과 인접국 등 7개국을 입국·출국 제한 명단에 올렸고, 베트남은 입국금지 검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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