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조민 고교 학생부 달라".. 교육청 "본인 동의 없어 안 된다"

고려대 서울캠퍼스 본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에 대한 입학 취소 절차를 진행 중인 고려대가 조씨가 졸업한 한영외고에 조씨 학생부 자료를 요청했지만, 교육청으로부터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려대는 지난 8월 31일 조씨의 입시 부정 의혹과 관련 한영외고에 학생부 사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앞서 한영외고는 조 전 장관 측으로부터 “당사자 동의 없이 학생부 제공을 하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받은 상태였다. 이에 한영외고는 조씨의 학생부를 고려대에 제공할 수 있을지를 결정해달라는 내용의 질의서를 9월 3일 시 교육청에 보냈고, 시 교육청은 이에 대해 “자료 제공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내렸다.

시 교육청의 이러한 결정은 초중등교육법 조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초중등교육법 제30조6항에 따르면, 학교는 학생과 관련된 자료를 학생이나 보호자 동의 없인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다. 다만 상급학교 학생 선발에 이용되는 등 관계 법률에 따라 제공이 필요한 경우는 예외다. 시 교육청은 고려대의 조씨 학생부 자료 요청이 이러한 예외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졸업생 동의 없인 제출이 불가능한 자료인 데다, 입학 전형 기간이 이미 지났다는 것이다.

고려대는 지난 8월 조씨에 대한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다.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딸 조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 등으로 넘겨진 재판에서 그가 입시에 활용했던 이른바 ‘7대 스펙’이 모두 허위인 것으로 결론났음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조씨의 입학 취소 여부를 두고 이렇다 할 진전이 드러나지 않자, 학내외에선 “부실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고려대 측은 “절차대로 진행 중”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