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기사'를 아시나요..미국서 총기기술 배운 기술자들 초청행사

박동민 2021. 11. 2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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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제조업체 SNT모티브에서 행사 마련
70년대 총기기술 배워 조병창서 소총 제작
당시 사진과 노트 받아 '명예의전당' 건립
197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 총기 관련 기술을 배워 귀국한 뒤 조병창에서 국산 총기를 생산한 `도미기사`들이 소구경 화기제조업체인 SNT모티브에서 핸드프린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SNT모티브]
1960년대 말 박정희 대통령과 국방부는 '우리 손으로 우리 무기를 만들자'는 자주국방 기치 아래 조병창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71년 'M16 소총 제조공장 도미(渡美) 훈련 기사 모집'을 공고했다. 당시 엄격한 자격요건(공대 기계과 졸업, 군필자, 기계 관련 분야 경력 5년, 미국인 기술자와 30분 이상 영어로 대화 가능한 자 등)에도 전국에서 1800여 명의 공학도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27명이 '도미 기사'로 선정됐다. 이들은 미국으로 건너가 총기 제작사인 콜트(Colt)에서 기술연수를 받았고, 귀국 후 조병창에서 M16 소총 생산을 비롯해 국산 K시리즈 화기를 개발하는 데 많은 공을 세웠다.

미국에서 총기 관련 기술을 배워 귀국한 뒤 국산 소총을 제작한 '도미 기사'를 위한 행사가 부산에서 열렸다.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인 SNT모티브는 29일 도미 기사 초청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도미 기사는 197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 총기 관련 기술을 배워 귀국한 뒤 1973년 조병창(SNT모티브 전신)을 설립해 자주국방의 토대를 닦은 기술자들을 말한다. 도미 기사 10명과 가족 6명은 SNT모티브 방산 공장을 방문해 핸드프린팅 등을 하고, 공장을 돌며 소총 생산 초기 당시 공장 설립 과정과 장비 도입 과정 등 이야기들을 전했다. 도미기사들은 현재까지 소장하고 있던 당시 사진과 노트, 메모, 서적 등 물품들을 회사에 기증했다. SNT모티브는 소장품들을 모아 사내에 '명예의 전당'을 만들어 영구 보존할 계획이다.

197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 총기 관련 기술을 배워 귀국한 뒤 조병창에서 국산 총기를 생산한 `도미기사`들이 소구경 화기제조업체인 SNT모티브에서 총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 SNT모티브]
도미 기사 대표 강흥림 씨(83)는 "국산 무기가 전무하던 70년대 초 돈도 기술도 없이 미국으로 건너가 총기 기술을 배워왔고, 이 기술로 국방부 조병창에서 유사 이래 첫 국산 소총을 생산하면서 자주국방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갈고 닦은 총기 제조기술이 우리나라 정밀기계공업 기초가 되는 역할을 했기에 도미 기사 모두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문선 SNT모티브 특수사업본부장은 "회사가 소총, 권총, 기관총, 저격용 소총 등 풀라인업(Full Line-up)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로 완성된 근간에는 조병창 시절 도미 기사의 땀과 노력으로 쌓은 숭고한 기술이 있었다"며 "대한민국 자주국방 1세대 영웅에 대한 존경과 경의를 담아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박 본부장은 "전 세계에 소총을 개발부터 생산까지 하는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한데, 방산강국을 염원했던 조병창의 역사를 이어받은 SNT모티브가 그 중 하나"라며 "항상 전시를 대비해야 하는 국가 임무에 따라 숙련된 생산인력과 안정된 설비로 고품질, 대량생산이 가능한 유일한 공장으로 지켜져왔다"고 덧붙였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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