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윤창호법은 시대적 산물..위헌 결정 아쉬운 측면", 경찰 "음주운전 2회시 가중처벌 안해"

[경향신문]

<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걸러내는 트랩형 음주단속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최근 헌법재판소가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될 경우 가중 처벌하도록 한 구 도로교통법 조항(일명 윤창호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데 대해 29일 “헌재는 헌재대로 법리에 충실한 판단을 했지만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법무부 과천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에 “책임과 형벌 간 비례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하여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렸는데, 윤창호법은 시대적 산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평소에 음주 운전으로 사고를 내는 경우에 가중처벌하는 식으로 (처벌 범위를) 좁히면 어떤가 하는 생각을 했다”며 “대검찰청을 중심으로 일선에서 헌재 결정 취지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향후 음주운전 사건 수사에서 음주운전 2회의 경우 가중처벌하지 않고 단순 음주나 측정 불응 등의 혐의만 적용하기로 했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경찰이 수사 중인 음주운전 사건의 경우 가중처벌이 되지 않는 단순 음주나 측정 불응 등 혐의를 적용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경찰이)진행하고 송치한 사건은 법원 판단까지 갔을 텐데 그에 대해서는 검찰이 공소장 변경 등을 통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헌재의 위헌 결정은 기간 제한·위험성·수치 등을 불문하고 무조건 2회 이상이면 가중 처벌한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며 “그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형태의 법률 제·개정을 모색하는 한편 단속은 엄정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헌재는 지난 25일 두 차례 이상 음주운전을 한 사람을 가중 처벌하는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에 대해 재판관 7 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두 차례 이상 위반한 사람을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허진무·반기웅 기자 imagine@kyunghyang.com